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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대 명예총장 |
그런데도 아주 젊었을 때, 동년배와 '끼'를 매개로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지면으로만 보았을 뿐 전화 한 통 나눈바 없었는데, 그가 죽은 뒤 그의 후배로부터 "형님께서 통화 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전화를 못 드렸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그의 유고집 <눈물>을 보내 왔습니다.
왜 유고집의 제목을 '눈물'로 정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죽음을 예감한 그는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탁상 위에 흘린 눈물 자국이 마치 애기 발자국 같았다는 글을 쓰기도 했지요.
탁상 위의 눈물 자국을 알코올 솜으로 닦으면서 이것도 자신에게는 너무도 '과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그의 딸이 3일 동안 같은 시간에 "아빠, 주님 오셨어?"라고 물으니, 이틀 동안은 "아니"라고 대답을 했는데, 3일째 되던 날 같은 시간에 똑같은 질문을 하니까 "오셨다. 이제 됐다"라고 했고, 그 몇 시간 후인 2013년 9월 25일 저녁 7시 2분에 작가 최인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음을 앞 둔 사람들은 눈물도 과분하다는 그의 말에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목사이며 인문학자인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죽음은 생명과 관계의 단절을 상징하는 '벽'인가? 아니면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는 '문'인가?"를 질문하면서 "죽음은 벽도 문도 아니고 후회와 분노를 넘어서는 평화의 길"이라고 답 했습니다.
최인호는 '벽'을 보면서 한없이 울었으나, 딸에게는 마지막으로 '문'을 보았다고 암시 했습니다.
김상근 교수의 질문과 답을 상기하면서 우리에게 죽음은 평화의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문이라고 확인하고 싶습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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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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