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코로나19 2년, 전문체육이 무너지고 있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코로나19 2년, 전문체육이 무너지고 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09-26 08:59
  • 수정 2021-09-28 10:50
  • 신문게재 2021-09-27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부가 불과 20일을 앞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를 대학·일반부를 제외한 고등부만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출전을 준비해 온 선수와 지도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체전의 개최로 국가 전문체육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통해 국제체육대회의 상위 기량 유지는 물론, 선수들의 실업팀 진출 평가를 정당하게 받는 자리인 전국체전 대학·일반부 개최가 취소됨에 따라 선수들의 취업기회 박탈은 물론 초·중·고·대학을 거치며 십 수 연간의 노력을 해 온 것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방역의 어려움은 당연히 있겠지만, 올림픽도 개최된 마당에 방역 소홀의 피해를 고스란히 선수들에게만 떠넘기는 면이 있어 정부와 체육계의 각성이 필요하다.

전국체전은 100년이 넘게 개최돼 오면서 일제강점기(1938년~1944년)와 한국전쟁(1950년) 때 말고는 개최되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주요 국가행사였다. 특히 일제 강점기의 항일투쟁과 함께 우리 민족의 대동단결을 이끌어 준 국가발전의 커다란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전국체전 미참가로 집행되지 않은 시·도체육회와 일선 학교, 각 팀에 지급된 체전경비를 회수하도록 통보하고 있어 체육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의 여지를 두고 있다지만 그런 발상 자체가 매우 어처구니가 없다.


현재 전문체육팀은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의 여파로 정상적인 대회 출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말 어렵게 팀을 유지하고 있고, 각 협회도 대회개최의 어려움 속에서 어렵게 어렵게 협회를 꾸려가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 사회의 모습이 대량 폐업과 실업, 기업과 가정의 어려움이 폭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문체육 선수들도 하루하루 조여 오는 생계와 진로 현실에 대한 고민이 증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초·중등학교에서는 2년간의 정체기로 선수 발굴 및 선발의 어려움으로 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있다.



이런때일수록 문체부는 전문체육 인력을 다독이고 이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선수와 팀의 경기력을 높이는 방안과 재정지원이 강화돼야 할 터인데, 정부는 가뜩이나 적은 지원을 어렵게 쪼개고 아껴가면서 겨우겨우 출전경비에 보태려던 훈련지원금을 회수한다는 조치에 체육계는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더라도 하반기 개최대회에 출전해야 하고, 실업팀 진출을 목전에 둔 선수 입장에서는 체전을 개최하지 않는다고 해도 훈련을 쉴 수 없다.

문제는 이미 시작됐다. 정부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도쿄올림픽 출전 성적에 대한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금6·은4·동10' 한국, 도쿄 올림픽 종합 16위. 4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도 정부는 사과와 반성은 커녕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총 메달 수 중국 88개(2위), 일본 58개(3위), 한국 20개(16위).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제라도 정신을 좀 차린다 해도 향후 20년 내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이 일본을 이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듯싶다. 스포츠계에서 선수 양성은 그 정도로 어려운 것이다.

춥고 배고프고 서럽던 시절. 너무너무 배가 고파 운동이 어려웠던 시설. 선배 태극전사들의 피땀으로 일궈냈던 일본에 대한 승리의 환희가 계속 이어지길 필자는 기대한다.

전국체전 출전 보조금 환수 조치는 잘못된 행정이다. 반드시 부족한 종목 팀 육성에 사용되어야 한다. 올림픽에서의 상위 성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 정치인이 운동선수들이 금메달 따는 것이 쉬운 것처럼 이야기한 적 있는데 소가 웃을 일이다. 유소년부터 꾸준히 10여 년간 투자와 지원을 유지할 때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겨우 탄생한다. 이제라도 올바른 전문체육 지원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해 본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