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GTX는 왜, 수도권에만 있나?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GTX는 왜, 수도권에만 있나?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1-11-24 10:46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재영
이재영 박사
수년간 부동산이 직장인들의 점심메뉴가 된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광역급행철도 이른바 GTX가 메뉴의 중심에 있다고 한다. 표정속도가 시속 110~120km에 이르는 GTX는 도시철도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 수도권 어디서나 30분 정도면 서울 도심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심까지 1시간 30분씩 걸리는 외곽이 곧바로 통근권이 되는 것이다.

GTX는 수도권에서만 추진되고 있는 급행철도인데, A, B, C, D 등 4개 노선이다. A노선은 수도권 남쪽 동탄에서 서북쪽 끝자락 파주까지, B노선은 인천에서 남양주까지 수도권의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까지 대각선으로 통과한다. C노선은 남쪽 수원에서 북쪽 의정부 덕정까지 수도권 남북을 잇는다. 여기에 최근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D노선이 추가됐다. 그야말로 동서남북 사통팔달 급행철도망을 갖추는 셈이다. 총연장 약 225km에 사업비는 자그마치 15조 8천억원에 이른다.

대전·세종·청주를 중심도시로 하는 대전광역권은 어떨까? 인구만 보면 광역권이 300만명이고 충청권을 다 합쳐도 500만명 수준이니 수도권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니 GTX와 같은 고급철도망은 없어도 되는 걸까?

아니다. 대전광역권은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가 걸려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국가 기초과학연구원이 밀집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비롯하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그 규모와 기능면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과학기술 집적단지들이 그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산업과 관련해서는 혁신성장기업군이 가장 많이 분포한 국내 최대의 혁신성장클러스터이기도 하다.



대덕특구만 하더라도 3만 6천 명의 석박사들이 있는데 전국 박사학위자의 15%에 해당한다. 과학벨트는 역대 최대규모 과학기술 국책사업으로 1개의 거점지구와 3개의 기능지구로 구분되는데 거점지구에만 2조5천억원이 투입된다. 그뿐인가? 행정중심도시로서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중앙행정부처가 세종시에 입지해 있고, 국회가 설치될 예정이다. 요컨대 국가의 중추기능인 연구·행정·입법기능이 다 모여 있다.

문제는 연결이다. 중요한 기능들이 있기는 한데 제각각 따로국밥이다. 연구기능들은 도심과 뚝 떨어져 흩어져 있어 상호 왕래도 어려운 실정이다. 유일한 국제관문인 청주공항은 해외접근성을 확보해 주지 못하고 있다. 과학벨트에서 청주공항까지 60km 남짓 되는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115분이 걸리고 대덕특구에서는 148분이 소요된다. 무늬만 '국제연구교류'인 셈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딱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전·세종권역내 산재한 보석같은 연구·행정·입법기능들을 고속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연결함으로써 집적 효과_agglomeration effect_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표정속도 120km 수준의 가칭 충청고속광역철도(CTX)로 연결하면 30분이면 대전역에서 과학벨트와 세종∼오송·오창을 거쳐 청주공항까지 갈 수 있다. 지하 50m 내외로 굴착하는 대심도 터널방식과 일부 기존선 구간을 공용하면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절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구기능의 활성화는 물론 중부권 유일의 공항인 청주공항을 활성화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공항신설 요구도 잦아들 수 있다. 장래 계획된 동탄~청주공항선과 연계하면 수도권 접근성까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장래 계획된 충청권 광역철망으로는 한계가 있다. 도시철도 연장형인 데다 기존선을 공유하는 방식이라 고속운행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미 갖추고 있는 연구·행정·입법기능의 시너지 그리고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신규 국가연구사업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고속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연결은 의미가 적지 않다. 대전·세종에서 20분대에 청주공항에 갈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아니한가?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