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배터리방식 트램도입에 신중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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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배터리방식 트램도입에 신중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이재영 교통공학 박사

  • 승인 2022-03-02 08:43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재영
이재영 박사
트램에 있어 '어떤 트램을 도입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어떤 트램'은 전기공급방식과 차량시스템을 의미하는데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용자가 편의성을 직접 체감하는 부분이라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다만, 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관련 연구 및 행정 경험을 한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어떤 트램'의 결정은 신중하되 전략적이어야 한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요소'를 고려해 결정할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입찰단계 이전에 시스템을 미리 정하면 시스템 간 경쟁은 자연적으로 배제된다. 입찰참가자는 매력적인 제안이나 전략적인 제안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의사결정과정은 기술적·경제적·정책적 요소를 고려하되 과정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전문가가 거의 없는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몇 번의 자문회의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가선 트램'은 공중에 전기선이 없이 급전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배터리 방식, 지면급전 방식, 슈퍼캐퍼시터 방식 등이 있다. 지면급전 방식은 전선을 바닥에 매설해 직접 전기를 공급받는 방법이고 다른 2가지는 차량에 얹어진 저장장치에 충전해 급전하는 방법이다. 최근에 배터리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므로 대중교통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중교통은 안전해야 한다. 150만 명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방식의 국내 트램은 연구개발 중인 방식이다. 국내 트램의 상업운행 실적은 전무하다. 상용화 전 실증사업으로 부산에 1.9㎞가 건설 중일 뿐이다. 우리에게는 자기부상열차의 기억이 있다. 트램과 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된 자기부상열차는 2016년부터 실증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 수백 건의 오류와 고장 때문이다.

둘째 배터리의 교체비용이다. 충·방전이 하루 수십~수백번 발생하는 배터리의 수명은 1.5년~2년 정도로 짧다. 운영기간 동안 교체비용이 수천 억원에 이를 수 있다. 물론 배터리기술의 진보로 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술의 진보는 기약할 수 없으나 배터리제조에 필요한 희토류 가격의 상승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코발트만 하더라도 작년 1년 동안 82%가량 가격이 뛰었다. 세계은행(WB)은 각국의 탈탄소 정책으로 코발트 수요가 2050년까지 최대 5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가선 구간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배터리 특성상 일정 수준으로 방전되면 다시 충전해야 하므로 운행 중에 충·방전이 수차례 반복된다. '가선-무가선-가선-무가선..'의 형태가 된다는 의미다. 경관을 좋게 하기 위해서 무가선을 선택하는데 누더기처럼 가선이 나타난다면 경관상 좋을 리 없다. 가선 구간에 있는 주민의 반발도 예상된다.

넷째 배터리 트램의 화재 가능성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 트램은 화재에 취약하다. 동일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화재는 10만대당 25건이 발생한다. 트램의 배터리는 전차의 상부에 얹는데, 하루에도 수백㎞를 매일 운행해야 하는 점과 한여름 직사광선에 노출된다는 점, 배터리화재는 물로도 공기를 차단해도 진압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중교통으로서 심각한 단점이다.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쿨링장치를 가동할 수도 있지만 옥상옥(屋上屋)일 뿐이다.

다섯째 트램의 환경성이다. 5모듈 기준 일반 트램의 무게가 40톤가량인데, 배터리 방식 트램은 약 55톤이다. 배터리와 관련 장치 무게 때문이다. 15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추가적으로 소모해야 한다는 얘기다. 만차 시 승객 전체의 무게 14톤보다 무겁다.

무엇보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어떤 트램이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의 합리성'이 아니겠는가? /이재영 교통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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