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진의 내면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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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진의 내면을 바라보다

'2022 아트랩' 세번째 김기훈 사진작가 전시
7월 5일~26일까지 이응노미술관 M2 갤러리
피사체 통해 나와 상대 관점의 '틈' 작품으로

  • 승인 2022-07-07 14:50
  • 신문게재 2022-07-08 10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김기훈작가-2
5일 만난 김기훈 사진작가가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 앞에 선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카메라 렌즈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내가 느끼자마자 모든 게 변하죠. 그 순간 이미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닌 이미지화된 피사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에서 진행하는 '2022 아트랩 대전' 세 번째 전시의 문을 연 김기훈 작가는 같은 피사체를 통해 나와 상대가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셔터에 담아내는 '틀린사진 찾기' 작가다.

'아트랩 대전'은 대전지역 출신이면서 지역에 연고를 두거나 전국, 해외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에게 예술 경력의 발판이 되도록 지원하는 이응노미술관의 기획 프로젝트로 창의성과 실험성을 바탕으로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지원한다.

올해 선정된 총 6명의 작가는 오는 11월까지 매월 한 명씩 시민들은 물론 지역의 시각 예술인들에게 선보일 기획전시를 연다. 7월 5일 문을 연 김기훈 작가 전시는 26일까지 미술관 옆 M2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기훈작품-1
이응노미술관 M2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김기훈 사진작가 전시 모습. <출처=이응노미술관>
1990년생인 김기훈 작가는 목원대 섬유패션코디네이션과 3학년 재학 중 유학길에 올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장식미술대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철학과 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미술 분야 중 사진학을 공부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1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개인전 'Hors de la fen tre, La ville blanche'을 비롯해 같은 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Vitalit della ripetizione, Palazzo Tagliaferro', 프랑스 뮬하우스에서 'Des collages, Le S choir' 단체전에 참여했다.

앞서 2019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Miaphoto Fair, Palazzo Tagliaferro'를, 2020년에는 프랑스 뮬하우스에서 'Un environnement de possibilits, Kunsthalle' 단체전에 이어 올해 초 프랑스 하겐하임에서 'Point couru au lieu de traver, FABRIKculture' 전시에 참여한 후 4월에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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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선보인 김기훈 작가 '레퍼런스(reference)'. <출처=이응노미술관>
김기훈 사진작가는 같은 피사체를 놓고 셔터를 누르는 존재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작품화한다. 내가 바라보는 나와 상대가 바라보는 나와의 미세한 '틈'을 표현하기 위해 짧게는 2~3분, 길게는 10여 분 이상 셔터 모드를 유지한다.

작가의 이러한 발상은 프랑스 유학 중 경험한 불편한 감정들로부터 비롯됐다. 그는 "의사소통을 비롯해 인종차별, 가치관 차이 등을 겪으면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반조가 작업의 소재가 됐다"며 "반복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내가 느끼는 자신과 남이 느끼는 자신에 대한 간극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면의 치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소개한 작가 노트를 통해 "언뜻 뭔가 아름다운 것을 봤는데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놓을 수 없어서 아쉬워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카메라는 이 세계를 미화하는 본연의 역할을 매우 성공적으로 완수한 탓에, 이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이 아름다운 것의 기준이 돼버렸다"고 썼다.

그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곳은 나에게 있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본능적으로 직면하고 싶은 순간이며, 그 대상이 짧고 강렬해서 순간적으로 나의 시선을 고정시킨다"며 "창 너머의 것들을 통해 외부 세계에 관한 탐구를, 나 자신이 비친 창을 통해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기훈 작가의 이번 전시에 대해 이슬비 미술평론가는 '비 정체성의 초상화'대 대한 미묘한 찰나의 다름을 예찬했다.

프링스 비평가 롤랑 바르트가 쓴 '밝은 방'에서 카메라 렌즈 앞에서 '나'라는 존재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자 '다른 이가 나라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사람'이며, '사진작가가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가 자신의 예술을 보여주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평론가는 롤랑 바르트 이론을 빌려 "작가는 사진의 한계를 인정하고 카메라 너머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다가가고자 했다"며 "그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지만, 상황을 포착하기보다는 모델의 상태 변화를 기다리는 쪽에 가깝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에서 감상자는 또 다른 주체"라고 평했다.

전시는 이응노미술관 M2 갤러리에서 7월 26일까지 만날 수 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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