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100년 동안의 고독한 외침에 대한 공정한 응답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100년 동안의 고독한 외침에 대한 공정한 응답

류유선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3-03-08 10:40
  • 수정 2023-03-09 10:00
  • 신문게재 2023-03-09 1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0308100748
류유선 연구위원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 2023)'이었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거리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인상, 여성 선거권을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1910년 클라라 제트킨(Clara Zetkin)이 국제기념일로 제안한 이래,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1911년부터 3월 8일을 기념했고, 1977년에 유엔은 이를 공식화했다. 100년이 넘었고 이번이 공식적으로 마흔여섯 번째 '세계여성의 날'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하지만 시간적 차이를 두고 한국에서도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있었지만 이어지지 못하다가 1985년에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시작했다. 2023년 한국에서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진행되었다.

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3월 8일을 특별한 날로 기념할까? 백 년이 넘게 계속되는 여성의 요구는 무엇일까?

대전세종연구원 대전여성가족정책센터가 발표한 통계집, '대전여성가족의 삶'은 앞으로도 여성들의 요청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생존과 독립, 그리고 삶의 질과 직결된 경제활동으로 들어가 보자. 2000년 대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대전 남성 70%보다 24.3%p 낮은 45.7%였다. 2021년 여성은 53.7%로 8%p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과의 격차는 18.8%p다. 대전 여성의 고용률도 남성과 대략 20%p의 격차를 보인다. 2000년 44%였던 여성고용률은 2021년 51.8%로 7.8%p 늘었지만, 2021년 남성 70.2%에 비하면 여전히 일정한 격차를 유지한다.

남성과 여성의 격차를 구체적으로 보자면, 2021년 대전 여성의 지난 3개월 평균임금은 2137천원으로, 남성 3288천원보다 매월 115만 원 가량 적게 번다. 20대에 20만 원 가량이던 성별 임금 격차는 30대의 경우 68만 원, 40대 126만 원, 50대에는 198만 원까지 벌어진다. 연령과 일 경력이 항상 상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령이 늘어날수록 커지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능력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다. 경제활동참가율이나 임금에서 성별 차이는 학력이나 경력, 능력 등 개인의 자질만이 아니라 사회·정치·경제적으로 구조화된 배경도 얽혀있다. 100년 넘게 여성들이 고독한 이유다.

비경제활동인구를 보면 노동시장에서 가족 내에서 여성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명확해진다. 2022년 상반기 '육아와 가사' 때문에 일하지 못한 남성은 4천 명이었다. 이 기간 동일한 이유로 일하지 못한 여성은 남성의 53배가 넘는 21만 5000명이다. 2021년 4만 명이던 대전 경력단절여성은 2022년 4만 7000명으로 늘어났다.

일을 하고 일의 대가를 받고 일경력을 쌓는 과정이 '특정 성'에게 불리하게 작동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돌아오는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의 필요성과 의의가 있고 2023년 테마가 '공정'인 이유가 있다. 2023년 '세계여성의 날' 캠페인 테마는 'Embrace Equity'였다. 기계적 평등을 넘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정이 상식이 되고 편견과 차별이 없는, 차이를 존중하는 성평등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는 맥락이다.

100년 넘게 외쳐온 여성들의 '평등'이 이제 '공정'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것은 여성과 남성의 분리와 단절을 넘어선다. 공정은 여성과 남성, 그리고 당신과 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게 공정한 일 문화는 장애인, 청소년과 청년, 고령자, 이주민 등 노동시장의 약자에게, 남성에게도 더 확장된 공정을 가져올 것이다. 그런 내년이 올 때까지, 당신과 나, 우리는 '성평등'이라는 민주적인 가치를 평화로운 방식으로 추구해나갈 것이다.

/류유선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의 5월이 뜨겁다… '전시·공연·축제' 풍성
  2. [지선 D-30] 이장우 하얀점퍼 김태흠 탈당시사 승부수
  3.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4. [지선 D-30] 충청정치 1번지 허태정·이장우 빅뱅…부동층 승부 가른다
  5. [지선 D-30] 충남교육 수장 놓고 6파전… 비슷한 공약 속 단일화 이뤄질까?
  1. [지선 D-30] 김태흠 수성이냐, 박수현 입성이냐… 선거전 본격화
  2. 국내 시총 '1조 클럽' 사상 최대… 회복 더딘 대전 기업 '희비'
  3. [지선 D-30]다자구도 대전교육감 선거… 부동층·단일화 변수
  4.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5. [지선 D-30] '충청' 명운 달린 선거, 여야 혈전 불 보듯

헤드라인 뉴스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에 대한 실제 단속이 시작된다. 대전경찰청은 4일부터 5월 19일까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다. 앞서 경찰은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계도 기간을 운영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우회전하는 행위,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인데도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서 일시정지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 우회전 뒤 만나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 유일 자연휴양림인 '금강수목원'의 보존 방안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중앙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이 이상적인 대안이나 현실은 4000억 원 안팎의 매입비란 난제에 막혀 있다. 이에 충남도가 매각 절차를 서두르자 지역사회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충남도가 2개월 새 잇단 유찰에도 네 번째 매각에 나섰는데, 지역에선 무리한 매각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 과정에서 발생 가능성이 큰 법적 분쟁 책임까지 세종시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인허가권을 갖고 있으나 재정 여력과 소유권이 없어 별다른..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충청의 자연을 화폭에 담아 '운산산수(雲山山水)'라는 새로운 양식을 정립한 한국 수묵 산수화의 거장 조평휘 화백이 지난 5월 2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 화백은 끊임없는 사생을 통해 한국 수묵화의 재해석을 시도했고 '운산산수'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강한 먹의 대비, 역동적인 필치, 장엄한 화면 구성은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한다. 산은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기운으로 표현됐고, 구름은 현실의 산수를 이상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매개가 됐다. 그는 1999년 국민훈장 동백상, 2001년 제2회 겸재미술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