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김병철 국립대전현충원 전례선양팀 주무관

  • 승인 2023-03-19 17:04
  • 신문게재 2023-03-20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김병철(사진)(1)
김병철 국립대전현충원 전례선양팀 주무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난겨울에 현충원을 방문했던 눈 중 일부는 오랫동안 그늘에 숨어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원내를 돌아보니 햇빛이 들지 않던 곳에 있었던 약간의 눈 뭉치마저도 모두 녹아 사라졌다. 이제 정말로 봄이 왔나 보다.

현충관 근처 구암사로 가니 꽃사슴 한 마리가 건물 옆 한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구암사에서는 현충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 매일 점심에 무료로 국수를 나눠주는데 꽃사슴도 예외는 아니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사슴의 뿔은 신의 뜻을 감지하는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고 복록(福祿)을 의미하는 길상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징을 보면 꽃사슴이 현충원에 꽤나 잘 어울리는 동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픈 역사적 사건에 희생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들의 영혼이 꽃사슴으로 환생하여 아직도 후손들을 지키기 위해 현충원을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면 특히 생각나는 유공자분들이 있다. 바로 서해를 수호하다 하늘의 별이 된 55명의 용사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에서 사망하신 영웅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2016년에 3월 네 번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앞의 세 가지 사건 중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피해가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 사건이 있었던 날인 2010년 3월 26일을 고려하여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것이다.

다가올 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하여 그들의 헌신을 잊지 않기 위해 세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하려 한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부근 해상에서 일어난 남북한 간의 군사적 충돌이다. 오전 9시 54분부터 북한 경비정들이 북방한계선을 넘기 시작하더니, 10시 25분에는 대한민국 해군의 참수리 357호에 집중사격을 가하였다. 전투는 30분가량 진행되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참수리 357호가 침몰 될 뿐만 아니라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을 입는 피해가 났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있었던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방 해역에서 통상적인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승조원 중 비 근무자를 제외한 당직 근무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정상근무 중이었다. 그런데 21시 22분경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천안함은 격침되고 말았다. 천안함 피격으로 인해 승조원 46명이 사망하였으며 수색과정에 참여했던 한주호 준위는 작업 중 실신하여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순직하고 말았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있고 난 뒤 약 8달 후에 북한은 한 차례 더 우리나라를 도발하였다.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경 북한은 아무런 선전포고 없이 연평도 군부대와 인근 민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170여 발의 포격을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해병대 역시 대응 사격을 하였으나 이 포격 도발로 인해 한국 해병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하였다.

나라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55명의 용사와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겪게 된 유가족을 위해 보훈 공무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는 것이 보훈 공무원으로서 참된 자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자세를 토대로 그들을 예우할 방안을 끊임없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보훈처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훗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갔을 때 소홀함 없이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계속해서 보훈 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병철 국립대전현충원 전례선양팀 주무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5-2생활권 첫 주택 공급 포문…'우미린 센터파크'
  2. 전신주 구리 접지선 훔쳐 한전에 2500만 원 손해 끼친 50대 검거
  3.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4.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6년 6월26일 금요일
  5. [박헌오의 시조 풍경-21] 벌목장의 텃새
  1. 종사자 소진 예방과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 위한 전문 심리상담 지원
  2. 범죄피해자의 심리적 회복과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 위한 업무협약
  3.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4. 오석진 대표 교육복지 공약 '대전 에듀카드'본격 추진 재원마련은 과제
  5. [대전MZ로그]"평범한 건 싫어요"···각양각색 소품을 나만의 취향대로 개성있게 꾸미는 2030 소비 트렌드

헤드라인 뉴스


신고 30초 만에 경찰 등장… 보이스피싱 현행범 체포 성공

신고 30초 만에 경찰 등장… 보이스피싱 현행범 체포 성공

대전 동구의 한 약국 앞 길거리에서 시민과 경찰의 신속한 공조로 8천만 원 대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오후 6시경 대전 동구 소재 약국 앞 현금인출기 인근에서 40대 여성 피해자가 누군가와 통화하며 흰 가방을 20대 남성에게 건네고, 남성이 이를 받아 급히 자리를 떠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현장에 있던 50대 시민은 이를 수상하게 여겨 즉시 남성을 주시하며 112에 신고한 뒤 피의자의 뒤를 쫓았습니다. 신고를 받고 인근에서 거점 순찰 중이던 대전역지구대 송준호 경사와..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교통사고 현장에 남겨진 차량에서 경찰이 블랙박스 SD카드를 영장 없이 압수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 차량이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유류물 취급한 경찰의 절차 판단이 재판에서 부적절하다고 확인된 것이다. 과거 분실 휴대전화 마약 수사 사례처럼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로 배척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장 경찰의 증거 확보 역량과 적법절차 이해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제3-1형사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은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