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밀물처럼 기업가정신이 모든 배를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밀물처럼 기업가정신이 모든 배를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 승인 2024-02-04 09:15
  • 수정 2024-12-03 14:36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최종인 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TEC 디렉터)
"밀물은 모든 배를 들어 올린다"(Rising tide lifts all the boats). 이 말은 케네디 대통령이 1963년 가을 연설에 사용해 더 잘 알려졌다. 경제가 좋아지면 모든 시민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은 광범위한 경제사회발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격언이다. '물들어올 때 배 띄우고 노 저어라'와 유사하지만, 차이도 있다. 정부에서 기업가정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IMF 위기 이후에 2000년 초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한 것이다.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한 결실이 2013년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중기청 등이 합동으로 만든 '대학창업교육 5개년계획'이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만든 2차 5개년 계획의 비전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대학'으로, 1차 5개년계획의 비전인 '창의, 도전, 희망이 함께하는 창업교육 생태계 조성'보다 진일보했다. 10년 뒤 2023년 12월 말 한국인사관리학회 주최로 열띤 토론이 있었다. 여기에 참석한 산학연관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을 통해 나타난 기업가정신 교육 성과에 대해 평가했고 향후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잘 제시했다. 이 같은 성과와 회고를 토대로 '3차 5개년 계획을 더욱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천하여 가치 창출자(value creator)'와 '가치 활용자'를 위한 기업가정신이 초중고와 대학, 시민들에게도 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2024년은 미·중 관계 5개 대립(기술패권, 군사력, 이데올로기, 세계질서, 대만 문제) 속에 한국, 미국, 일본, 소련,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 체제를 바꿀 선거가 있는 해로 불확실성이 크다. 기술, 문화, 경쟁에서도 높은 복잡성과 빠른 변화 속에 있다. 이에 대응한 대학 교육도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계층구조에서 수평구조로 이미 변화했지만, 교육구조는 여전히 옛 구조에 머물고 있다. 산업계가 직면한 문제, 즉 연구와 사업화의 거리가 먼 관계를 설명한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는 실질적 교육이 필요하다. 기존의 기업가정신과 창업교육이 거둔 성과도 크지만, 한계로 지적된 '작은 범위에 머문 창업 교육, 소수 정규과목과 다수의 비교과 창업교육, 높은 외부 의존성, 대학 내 창업 관련 조직의 지배구조 조정문제, 교수와 부모조차 기업가정신 교육에 소극적인 면' 등이 남아있다.



지역소멸과 인구감소, 신기술로 인한 직업소멸과 직업생성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가정신'이야 말로 학생들과 시민들이 앞으로 세상을 준비할 '페다고지'로서 다뤄져야 한다. 이는 모든 사업 분야(연구개발, 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신시장개척, 규제개선 등)를 통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지금, 교육은 학제적 팀 중심의 프로젝트를 하고 소프트 스킬과 네트워킹이 필요한데 기업가정신 교육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 전체 학생들과 모든 전공에 이것이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가정신과 창업교육을 정의할 때, 창업을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치로 그리고 기회로 바꾸는 것'으로 확대해야 한다. 학과를 또 만들 것이 아니라 횡적으로 관련 교수와 연구자들이 모인 형태인 '아카데미'를 만들어야 한다. 연구년 기간 해외 대학들이 공대, 디자인, 경영, 인문 등의 교수들이 모인 '기업가정신 아카데미'를 만든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상조직' 내 관련 전문가를 모으고, 여기에 예산을 투입, 이곳에서 지역과 기업의 문제 등을 발굴하고 해결하며, 지속적으로 연구제안을 공동으로 만들어감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대학 전체교육, 학과가 아닌 아카데미 중심, 정규 교과목과 부전공' 형태로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고민을 찾고 해결하는 구조여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

케네디가 사용한 말을 조금 바꾸어보자. '기업가정신이야말로 모든 배를 들어 올릴 것이다' 불확실성 하에 있는 우리에게는 이렇게 변형하면 어떨까? '기업가정신이야말로 학생과 시민들이 추구하는 경력을 들어 올릴 것이다'(Rising entrepreneurship lifts all the careers). 모두를 위한 기업가정신 교육의 첫 번째 해를 맞이하자.



최종인 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TEC 디렉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수영구,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시 50만원 지원
  2. [다문화] 이주배경인구, 전체 인구 5% 돌파
  3. [대전 다문화] "가족의 다양성 잇다"… 2025 대덕구 가족센터 성과공유회
  4. [세상보기]섬세한 도시
  5. 성탄 미사
  1. [대전 다문화] 다문화가정 대상 웰다잉 교육 협력 나서
  2.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3.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4. [대전 다문화] 한·중 청소년·가족정책 교류 간담회
  5. [충남 10대 뉴스] 수마부터 행정통합까지 다사다난했던 '2025 충남'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가속페달이 밟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여야의 헤게모니 싸움이 자칫 내년 초 본격화 될 입법화 과정에서 정쟁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과 관련해 김민재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11개 부처) 실·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출범을 위한 전 부처의 전폭적인 특혜 제공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세부 추진 일정을 공..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