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4-06-11 16:41
  • 신문게재 2024-06-1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몇 년 전부터 금산 지역에서 건물의 2층에 세 든 업체가 나가면 그대로 비어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1층 가게가 나가도 비어 있는 곳이 많아지더니 이런 현상이 변두리 지역에서 중심가로 파급되는 현상도 목격하게 된다. 금산만 그런가 했더니 대전에서도 중심가 1층 상가에도 '임대'라는 글이 붙어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지역 경제가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다. 대전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서빙하던 주인장의 '요즘은 사람들이 점심식사도 하지 않는가 봐요. 도통 손님이 없어요.'라는 혼자 말에 대답이 궁했던 경험도 있다. 점심을 거르지야 않겠지만 편의점 김밥이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짐작된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체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5922개라고 한다. 1분기 기준 4년 만의 최고치라고 했다. 폐업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매출이 없는 '사실상 폐업'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이들 업체까지 포함시키면 지난해 전국의 82만 개 가까운 외식업체 중 폐업한 업체는 18만 개에 육박해서 폐업률이 21.5%라고 한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보다도 80%나 급증한 수치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자영업자들도 해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하니 이러다가 나라 전체가 패닉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 대표적 자영업인 음식점 상황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음식 가격이 올라도 정작 음식점주들 표정은 어둡다. 손님은 줄고, 원가가 상승하니 당연히 마진이 축소될 것인데, 설상가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에 배달 비용도 늘어나다 보니 견디기 힘들 것이다.

지난 해 대전 지역의 폐업률은 약 13%로, 전국에서 광주, 울산 다음인 3위였고, 충남도 역시 약 12%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고 한다. 물가가 올라가면 2~3개월 후에 외식 물가가 올라간다는 통계가 있는데,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라고 할 정도로 이미 음식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선도하고 있으니 서민들 고통이 지금이 정점이 아니라 더 진행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폐업 하고 싶어도 '폐업마저 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자영업자들도 많다고 하니 그 분들이 겪을 것으로 짐작되는 고통은 헤아리기도 힘들다.

지난 2월에 열린 대전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에서 경제전문가로 대중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 주는 것으로 유명한 김광석 교수의 얘기를 들었다. 대전 사람으로 옥계초등학교 졸업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경제 상황에 대해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해 주어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 분의 예상으로는 올해가 바닥일 것이라고 했다. 2022년 6월의 물가 인상률은 9%로, 1981년 11월의 물가상승 15% 이래 41년 만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좋아질 것인가? 아마도 5년 정도는 그대로 'L'자 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품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이 횡행할 것이지만 경제는 '경향'이고 항상 움직이는 것이니 걱정하고 절망만 할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희망을 가지라는 의미로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보여준 멀리뛰기 선수 밥 비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비먼은 최악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포기하려 할 정도였지만 친구인 랄프의 격려에 힘 입어 기운을 냈고, 역사에 남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왔어. 이제 망설이지 말고 힘껏 뛰어오르기만 하면 돼. 지금 너의 몸은 깃털처럼 가볍고 점프를 하는 순간 날아오를 거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힘껏 뛰어오르라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상황을 직시하고 도움 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지만 이미 어려워지면서 체력이 소진된 많은 사람들이 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버티기'일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제46회 장애인의 날 &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21주년 기념식
  2. 2026 자전거 타고 '행정수도 퍼즐' 완성 투어… 경품이 내 품에
  3.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와 봉사위원단, 사랑의 연탄 봉사
  4. 충청권 부동산 시장 뚜렷한 온도차… 혼조세 이어져
  5. 도심 속 작은 쉼표, 행복농장 도시민 텃밭 개장
  1. [한성일이 만난 사람]풀꽃시인 나태주 시인
  2. 천안법원, 병무청 지시 이행하지 않은 20대 남성 징역형
  3. 천안법원, 게임 핵 프로그램 배포한 20대 남성 징역형
  4. 장철민, '어르신 든든 10대 약속'… "세번째 임플란트 전액 지원"
  5. [인터뷰]<시조로 읽는 목민심서> 쓴 김상홍 단국대 명예교수((단국대 부총장)

헤드라인 뉴스


[지선 D-50] 안정론 VS 견제론 與野 금강벨트 명운 건 혈투

[지선 D-50] 안정론 VS 견제론 與野 금강벨트 명운 건 혈투

6·3 지방선거가 14일로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에서 명운을 건 건곤일척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안정론과 국민의힘의 정권견제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이번 선거에선 단연 전국 민심 바로미터 충청권의 여야 성적표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4년 전 금강벨트 압승을 재현하려는 국민의힘과 당시 참패를 설욕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이 속속 대진표를 확정하면서 전투화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대선 1년 만에 치러지는 6·3 지선은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정국 향방을 가..

[3차 석유최고가격 동결] 대전 주유소들 2000원대 사수 `안간힘`
[3차 석유최고가격 동결] 대전 주유소들 2000원대 사수 '안간힘'

대전지역 주유소들이 3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 발표 이후 평소와 같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인 리터당 2000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차 최고가격제 발표 이후 사흘 사이 대전지역 휘발유는 리터당 7.20원, 경유는 7.95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대전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87.54원, 경유는 1978.19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세종의 휘발유 가격은 19.03원, 경유는 16.47원 올랐고..

배달용기·뚜껑 등 가격 고가 지속에 대전 자영업자 `한숨` 지속
배달용기·뚜껑 등 가격 고가 지속에 대전 자영업자 '한숨' 지속

대전 소상공인들이 중동 전쟁 여파로 배달용기와 뚜껑, 비닐봉지, 일회용 수저, 종이컵 등 가격 인상에 시름 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임시 휴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관련 품목에 대한 가격은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인데, 부수적 비용이 아닌 핵심 고정비용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일 지역 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포장재와 부자재 등의 가격이 전보다 급격히 인상되며 전체적인 마진율이 하락하고 있다. 포장재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와 관련된 상품이 전체적인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달이 매출의 절반 이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오늘도 매진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오늘도 매진

  • 벚꽃 만개한 보령 주산 벚꽃길 ‘장관’ 벚꽃 만개한 보령 주산 벚꽃길 ‘장관’

  • 도심 속 작은 쉼표, 행복농장 도시민 텃밭 개장 도심 속 작은 쉼표, 행복농장 도시민 텃밭 개장

  •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