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 경찰관, 74년 만에 국가의 품에

  • 사회/교육
  • 사건/사고

6·25 전사 경찰관, 74년 만에 국가의 품에

27일 경찰청장 주관, 대전현충원 유해 안장식 거행

  • 승인 2024-06-27 18:54
  • 신문게재 2024-06-28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40627_165816887_08
27일 경찰청, 국립대전현충원 전사 경찰관 유해 안장식 거행 모습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엄마 말씀 잘 듣고 있어라."

6·25 전쟁이 발발하자 27살의 경찰관 아빠는 6살 어린 딸의 머리를 몇 번이나 쓰다듬은 후 집을 나섰다. 쏟아져 내려오는 북한군에 맞서 용감히 싸우다가 전사한 그의 유해는 2007년 발굴된 후 올해 초 신원이 확인됐고, 2024년 6월 27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지 74년 만에 드디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청은 27일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최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 경찰관에 대한 유해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안장되는 전사 경찰관은 6·25 전쟁 당시 서해안으로 진격한 북한군을 차단하기 위해 영광 삼학리 전투에 참여해 적군과 교전 끝에 전사한 고(故)김명손 경사다.

국방부(유해발굴단)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와 유가족 디엔에이(DNA) 시료 비교·분석 결과를 통해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6·25 전쟁 개전 초기, 충청과 호남지역에는 북한군의 진격에 맞설 우리 국군의 숫자가 현저히 부족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목숨을 바쳐가며 끝까지 항전해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자 했던 '호국경찰'이 있었다.

경찰은 6·25 전쟁 당시 군과 힘을 합해 우리 국민과 국토를 수호하는 데 힘썼다. 특히, 서쪽 전선을 따라 충남, 호남지역을 휩쓸며 남하해 오던 북한 최정예 부대 6사단의 진군 경로에서는 많은 경찰관 부대들이 남하 저지 작전을 전개한 바 있다.

불과 220명밖에 되지 않는 경찰관 1개 중대가 다섯 배가 넘는 규모의 북한 6사단 남하를 18시간 동안 저지했던 '강경전투'를 시작으로 완주·광주·영광에 이르기까지 충남·호남 일대에서 수많은 군경 합동부대와 북한군의 전투가 치러졌다.

경찰관 부대가 분투하며 서부전선의 북한군 진격을 지연시키면서 전체 북한군의 남하 속도가 늦춰졌다. 덕분에 우리 군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서부 방어선(마산-의령 축선)을 구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인이 참가한 '영광삼학리전투'는 전남경찰국 소속 200명의 경찰관이 참여, 50여 명의 인명 손실을 입는 와중에도 밤새도록 진지를 사수하며 북한군 6사단 1000여 명의 남하를 지연시킨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전투였다.

이 외에도 6·25 전쟁 당시 총 6만 3427명의 경찰관이 참전해 3131명의 사망자와 7084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는 등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경찰이 '구국경찰'로 분연히 일어나 자신을 희생한 바 있다.

이번 안장식은 경찰청 주관으로 유가족과 윤희근 경찰청장, 전남경찰청장, 국립대전현충원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유가족 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사자의 유해는 유가족 의사에 따라 국립대전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다.

유가족들은 "그간 유해를 찾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국가에 충성을 다한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국가가 지속해서 전사 경찰관들에 대한 현양 사업에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6·25 전쟁 당시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다가 장렬히 산화한 전사 경찰관들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그 공훈을 기리기 위해 유해발굴사업(국방부 협조), 현충 시설 정비사업(보훈부 협조) 등의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전략 수정할까
  2. [주말사건사고] 폭염 여파 정전에 대전·충남 곳곳서 화재 발생
  3. 대전에 없는 '대전지방중수청'… 출범 전부터 청사 논란
  4. 충남대·공주대 통합 첫단추…14일 단일안 윤곽 나오나
  5.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1. 李정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발표 코앞…충청권 들러리 되나
  2.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3.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 충청권 35도 안팎 무더위 이어져
  4. 표류하는 제2중경 유치전… 박수현호 정치력 시험대
  5. 허태정 대전시장, 재해취약지역 현장점검 나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계 정책이 중대 변곡점에 섰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전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민선 8기에서 추진해 온 문화예술 시설사업 대부분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다. 시설사업 중심이던 민선 8기 문화예술 공약이 대대적인 손질을 앞둔 가운데 새 시정의 무게중심은 하드웨어 정책에서 시민 문화 향유와 지역 예술인 지원 등 소프트웨어 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민선 9기 인수위원회는 문화예술 분야 주요 시설사업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정이 출범하자마자 시 재정 부담이 최대 현안으로 떠..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와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2027년 예산안이야말로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담대한 꿈을 뒷받침하는 그런 방안들을 내년도 예산안에 잘 챙겨 담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운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