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위기] 8월 응급의료 일부 중단… 올해 515억 원 손실 눈덩이

  • 정치/행정
  • 세종

[세종충남대병원 위기] 8월 응급의료 일부 중단… 올해 515억 원 손실 눈덩이

<시리즈1> 2020년 7월 개원 이후 4년 만에 위기 현실화...초기 자부담 예산, 대외 여건 맞물려 경영 악화
핵심 4개소 손실액만 67억 원 등 총액 659억 원 달해...의정 갈등 장기화, 향후 10년 원리금 상환액도 부담

  • 승인 2024-08-08 10:40
  • 수정 2024-08-08 18:02
  • 신문게재 2024-08-09 3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2024022001001401900056641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2020년 7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렵게 문을 연 '세종충남대병원'. 대전 충남대병원(본원)의 분원 성격이나 수도권 빅5 병원에 맞서 원정 의료의 저지선 역할을 부여받았다.

개원 이후 지난 4년 간 적잖은 시행착오와 문제도 노출했으나, 도담동 오가낭뜰 근린공원과 비알티(BRT) 버스 접근성, 최신 장비와 시설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세종시민 곁에 조금씩 다가섰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초기부터 8년 가까이 지속된 대전·청주·천안으로 응급환자 이송 딜레마도 대부분 해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로도 경영여건은 좀처럼 개선 일로에 들어서지 못했고, 2024년 의·정(정부와 의료계) 갈등과 금리 인상기 영향을 받아 자칫 의료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도일보는 시리즈 3편에 걸쳐 세종충남대병원의 현주소를 다시 되짚어보고, 중앙정부를 넘어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지역 정치권이 함께 제시할 해법은 없는지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세종충남대병원' 8월 응급의료 일부 중단… 올해 515억 원 손실 눈덩이

2. '병원 자구 노력 vs 정부·지자체 지원' 놓고 엇갈린 시선

3. 중앙·지방 지원책 한계 뚜렷...세종시민만 피해 보나

BBS_201705050417345150
2017년 5월 5일 세종충남대병원 기공식 모습. 사진=세종시 제공.
세종충남대병원은 2020년 7월 '첫 국립대병원'이란 기대 이면에 '무리한 자부담 예산'이란 우려를 동시에 안고 문을 열었고, 2024년 예측치 못한 여러 상황에 휩싸여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당장 8월부터 주 1회 응급의료 시스템 가동을 중단하고, 대전 본원과 공조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감당 불가능한 적자 때문이다.

세종시와 강준현 국회의원실, 세종충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2023년 핵심 4개소의 손실액만 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성인 응급의료센터와 소아 응급의료센터 적자액이 각각 41.6억 원, 3.9억 원 등 모두 46억 원을 차지했고, 전체 손실액은 신생아 중환자실 약 7억 원과 심뇌혈관센터 15.3억 원을 포함하는 수치다. 이를 포함한 2023년 한해 총액 적자는 무려 659억 원에 달했다.

2020년 개원 첫 해 403억 원, 2021년 474억 원, 2022년 536억 원까지 매년 적자 폭을 키워왔다. 같은 기간 대전 본원은 2020년 137억 원 적자 이후 2021년 82억 원, 2022년 35억 원이란 흑자로 전환한 뒤 2023년 다시 185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세종 분원으로 전입금 194억 원, 399억 원, 233억 원, 435억 원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2024년에는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고 금리 인상기(2018년 2.7%→2024년 4.9%)가 지속되면서,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대전은 458억 원, 세종은 515억 원 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세종충남대병원은 외부에서 515억 원의 힘을 빌려와야 할 형편에 놓였다.

제목 없음
충남대병원 본원(대전)과 분원(세종)의 연도별 손익과 전입금 현황.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더욱이 2035년까지 매년 300~400억 원씩 원리금 상환이란 큰 짐도 안고 있다. 2020년 7월 국비 988억 원(27%)과 자부담 2629억 원(73%) 등 총사업비 3617억 원을 들여 지하 3층~지상 11층, 연면적 9만 7926㎡ 규모의 분원이 본원과 가까운 거리에 들어서면서다. 일견 예측된 부분이긴 하나 부담 규모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자금난을 해소할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행복도시건설청 등 중앙행정기관은 둘째치고, 세종시의 지원 여력도 없다. 세종시는 2014년 '서울대병원 위탁 시립의원(조치원)' 운영에 연간 40억여 원을 투입할 여력을 가진 바 있으나 현재는 재정난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세종충남대병원 지원 예산도 일부 삭감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점에서 개원 직후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과 함께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해왔으나 환자 유입에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수도권과 동일한 부동산 규제와 주택 특별공급 폐지 등으로) 세종시 성장세도 주춤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행정수도 기능 완성도 더딘 흐름에 놓여 인구 유입도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정 갈등과 함께 전국 대학병원의 위기가 동시에 찾아왔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세종시 인구 증가율은 2015년 35%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까지 내려 앉았다. 수도권 인구 유입 기제가 대부분 사라진 영향 때문이다.

한편, 세종충남대병원은 501병상(계획) 중 408병상 허가를 받아 현재 353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원 수는 의사직 153명과 간호직 689명, 보건직 132명을 포함해 모두 1406명이다. 소아·청소년과 여성, 심뇌혈관, 뇌신경, 통합암치료, 소화기, 척추, 국제진료, 응급의료, 헬스케어까지 10개 특성화 센터를 구축했고, 소화기와 신장 내과, (신경)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안과, 진단검사의학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등 31개 진료과를 운영 중이다. <계속>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대전 서부경찰서 멈춤봉투 눈길
  2.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3. 대전·충북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총량 축소? 환자들 어디로
  4. 충남도, 국비 12조 확보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 모은다
  5. 경영책임자 실형 선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상소…"형식적 위험요인 평가 등 주의해야"
  1. 충남도의회, 학교 체육시설 개방 기반 마련… 활성화 '청신호'
  2.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담당자 연수
  3.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4.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5. 충남권 역대급 더운 여름…대전·서산 가장 이른 열대야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전국 4년제 대학 중도탈락자 수가 역대 최대인 10만 명에 달했던 지난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권에선 목원대와 배재대, 대전대 등 4년제 사립대학생 이탈률이 가장 높아 지역 대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교육부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4년제 대학 223곳(일반대, 교대, 산업대 기준, 폐교는 제외)의 중도탈락자 수는 10만 817명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 전년인 2023년(10..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