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승인 2024-10-24 17:27
  • 신문게재 2024-10-25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1024095151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탄소중립은 개인 혹은 단체가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억제 또는 상쇄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정부 차원에서 "적응적 감축에서 능동적 대응으로"를 비전으로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뒤, G20 정상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이 산업과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도전이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0년 기획재정부 주재 '제22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탄소중립·경제성장·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2050년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확정·발표했고, 이는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 공정 전환 그리고 제도적 기반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미국은 2021년 바이든 정부로 바뀌면서 트럼프 정부에서 탈퇴했던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기후정책실을 신설했으며, 탄소 배출량 감축과 청정에너지 일자리 창출을 통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기술 장려 및 산업계 확산 정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관련 기술의 세금 혜택을 확대해 관련 설비 증설과 프로젝트 추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2013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으로만 탄소중립 달성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미래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과 다양한 저탄소 화학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도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으며 산업 분야에서는 이미 기술 상업화 프로젝트를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고 전국 단위의 탄소 거래 시장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단계적 탄소중립 이행 전략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감축 방안이 필요하다. 다만 국가 간, 산업 간 의견 차이가 커서 각국이 기대한 만큼 합의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선 탄소중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多) 배출 업종 중심 산업단지의 탄소중립화를 위해 CCU(탄소·포집·활용) 기업들이 클러스터 내 포집 허브에서 이산화탄소를 공급받고 각종 배출 자원을 활용해 시장수요형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기존 산업단지 내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 화석 탄소 기반의 공정을 친환경 기반 공정으로 대체하고, 추가적인 온실가스 등을 배출하는 환경설비 등 전통적 시설을 탄소 순환형 친환경 신기술로 개조해, 관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판단된다. 동시에 탄소 순환형 제품을 시험, 평가, 인증하는 매뉴얼과 표준, 지침 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탄소 활용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공정 및 기술이 개발돼야 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실증 연구가 추진돼야 기존 공정 연계 가능성 또는 상용화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캐나다는 최초로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이미 개발한 연구 성과를 시험하고, 실증 또는 확장할 수 있도록 'InnoTech Alberta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 활용 분야에 경험이 많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여수산업단지에 'CCU 실증지원구축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2025년 1월 CCUS 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단지 맞춤형 기술 연계 지원 및 체계적인 실증 연구를 위한 허브 구축이 필요한 시점에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투자효율을 높이면서 탄소중립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묘수 중 한 가지로 주목받고 있다. CCU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선도국에 비해 미흡하지만, 기초 기술에 대한 검증을 빠르게 진행해 단기간에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적 흐름 속에 추진되는 탄소중립 정책이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위기임이 분명하나,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고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K-과학의 저력을 쌓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