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알바 유혹,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수거책'

  • 사회/교육
  • 사건/사고

고액알바 유혹,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수거책'

  • 승인 2024-10-27 17:54
  • 수정 2024-11-12 10:05
  • 신문게재 2024-10-28 4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PCM20190522000153990_P4
사진=연합뉴스
보이스피싱 조직이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일반 시민들을 꾀어내 경찰에 노출되기 쉬운 '수거책'으로 이용하는 대면편취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15명이었던 보이스피싱 검거 인원이 올해 491명으로 감소했지만, 수거책 등 하부조직원은 올해 9월 이미 170명이 검거되면서 지난해 1년간 검거된 188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로 대포통장을 이용한 계좌이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전화로 접근해 검사나 경찰로 속이고, 임시계좌로 돈을 송금하게끔 유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계좌 추적 등으로 인한 범행 발각 위기가 높아지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사람을 통해 직접 현금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사람이 대포통장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구직사이트를 통해 일명 '수거책'을 모집한다. 20~30대가 이용하는 구인구직 앱이나 40대 이상이 접하기 쉬운 생활정보지를 통해서다. 업무는 보통 수금, 채권추심, 단순배달 등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고액 급여라는 미끼로 돈이 급한 사람들을 낚는다. '일당 12만 원', '월 280만 원에 교통비 및 식대 지원' 등 단순 업무지만 고액 급여를 제공하는 조건은 무직이나 대학생 등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현혹되기 쉽다. 이들은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돈을 벌기 위해 수거책으로 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검거될 경우 '범죄인지 몰랐어요'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2022년 보이스피싱 사건처리기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행수단 자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단순 가담자나 조력자도 구속 수사를 진행해 징역형이 내려지도록 처분이 강화됐다. 보통 10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되거나 피해액의 2~3배가량의 벌금이 부여된다.

최근 수거책으로 활동한 A(51) 씨와 B(67) 씨는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각각 2년 6개월과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23년 7월 A 씨는 피해자 6명으로부터 현금 1억 3000여만 원을 편취했고, B 씨는 피해자 2명으로부터 4500만 원을 받아 수거책 역할을 한 혐의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 가담자라도 처벌이 센 편이기 때문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구직 시 현금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트 업무는 의심해야 하고, 돈이 급해도 고액 알바는 우선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건사고] 해수욕장서 30대 물에빠져 숨져… 인명·재산 피해 속출
  2. 세종시 '첫마을 3단지' 12세대 공급...18일 1순위 접수
  3. 대전보훈청, 광복 80년 기념 보훈음악회 성황리 마무리
  4.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1천명당 2명 '전국 최고'… 금융기관 커넥션 드러나나
  5. [편집국에서] 모두의 AI
  1. 대전0시축제 패밀리테마파크 방문객 53만명, 흥행 견인
  2. 최교진 신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새 정부 교육정책 관심
  3. 내신 1.0등급 합격 학과 2년 연속 의약학계열… 이공계 최상위권 부재
  4. [홍석환의 3분 경영] 나만 생각하는 사람
  5. [직장인밴드대전] "대상은 생각도 못 했는데 너무 기뻐요"

헤드라인 뉴스


[직장인밴드대전] 뜨거운 열정으로  `전국대회` 자리매김

[직장인밴드대전] 뜨거운 열정으로 '전국대회' 자리매김

'2025 전국직장인 밴드 대전'이 0시 축제 피날레 무대를 장식하며 중부권을 넘어 국내 대표 직장인밴드 음악경연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중도일보가 주관한 '전국직장인 밴드 대전'은 0시 축제 마지막 날인 16일 오후 7시 대전시 중구 우리들공원 특설무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날 대회에는 3000여명의 관객들이 찾아 시원한 고음과 폭발적인 샤우팅, 강렬한 전자 사운드, 헤드뱅잉와 같은 멋진 퍼포먼스를 마음껏 즐겼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대회에는 대전은 물론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모인 12팀의 직장인 밴드팀이 참여해..

대전0시축제 패밀리테마파크 방문객 53만명, 흥행 견인
대전0시축제 패밀리테마파크 방문객 53만명, 흥행 견인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며 대전0시축제의 핵심 공간으로 자리잡은 패밀리테마파크에 방문객 53만여 명이 다녀가며 '명실상부한 흥행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했다. 옛 충남도청사에 조성된 패밀리테마파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놀이터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연일 붐볐다. 특히 꿈씨과학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천국립중앙과학관 등과 협력해 마련된 과학 체험공간으로, 달 탐사 VR 체험과 우주탐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다. 옛 도청사 주차장을 활용해 한밭수목원을 축소한 듯 조성된 공간인 꿈돌이 정원도 아기자기한 정원 풍경과 야간..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1천명당 2명 `전국 최고`… 금융기관 커넥션 드러나나
대전 전세사기 피해자 1천명당 2명 '전국 최고'… 금융기관 커넥션 드러나나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전국 3만 400건 중 대전에서 인구대비 피해건수가 가장 많은 가운데, 지역에서 50년 남짓 신뢰를 쌓은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세사기에 악용된 깡통 다세대주택이 쉽게 지어질 수 있었던 근본 원인에 전세사기 전문 건설업자들에게 금융기관의 부정대출이 있었다는 것이 재판에서도 규명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6월 기준 피해자들의 신청을 받아 심의 후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인정한 사건 전체 3만400건 중에 대전에서 접수된 사건은 3569건에 이른다고 밝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물놀이장 마지막 운영 날…‘북적북적’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물놀이장 마지막 운영 날…‘북적북적’

  • 2025 전국직장인밴드대전 흥행성공…전국대회 자리매김 2025 전국직장인밴드대전 흥행성공…전국대회 자리매김

  •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통행 방해하는 인도 위 쓰레기

  •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 천 개의 마음 모여 완성한 대형 태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