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의날]"출소자 아닌 근로자로서 함께 지내요" 과거 잘못 보듬는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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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날]"출소자 아닌 근로자로서 함께 지내요" 과거 잘못 보듬는 기업인들

충남 논산 콘트리트업체 그동안 13명 채용
최장 28년 복역 수형인 출소 및 근로 도와
대전 부품업체도 전과 안묻고 "함께 일하자"

  • 승인 2024-10-27 17:56
  • 수정 2024-10-28 08:46
  • 신문게재 2024-10-28 4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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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 주거지원위원회가 2022년 겨울 출소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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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용 성은특수콘크리트 대표
"13명 정도 회사에서 함께 일했고, 지금도 동등한 근로자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정의날을 앞두고 10월 25일 충남 논산 사업장에서 만난 박계용 (주)성은특수콘크리트 대표이사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수형자 13명을 공장 근로자로서 채용해 함께 일했다. 빗물 우수관 맨홀과 항·하수관을 제작하는 업체로 형틀을 조립하고 안에 시멘트를 주입해 탈형을 통해 제품을 제작하는 작업에 근로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했다. 수형인이 만기를 앞두고 취업을 조건으로 출소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1년 단위로 근로를 해왔고, 최근에는 3년 전 취업조건부 출소한 직원이 장기 근속하는 등 출소자와 기존 직원들이 분업 속에 함께 일하는 분위기가 마련됐다. 또 그동안 지게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을 돕기도 했다. 더욱이 박 대표가 근로자로서 초청한 수형인 중에는 교정시설에서 28년간 복역한 장기 수형인도 있었고, 일부는 전자발찌 착용한 이들도 근로를 성실히 이어갔다.

박계용 대표는 "교정시설에 장기 복역 중인 이들 중에서도 반성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구성원으로 근로할 수 있는 이들이 있는데, 교정시설과 법무보호복지공단의 추천한 이들에게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했을 뿐"이라며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삶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강조해 설명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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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순옥 만도네트웍스 실장
대전의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인 (주)만도네트웍스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이들을 채용하고 있다. 절도와 폭력 등 법률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잘못을 저질러 구속이라는 형벌을 받은 이들이 복역을 마친 뒤 일할 수 있도록 직장을 제공한 것이다. 대전교도소를 찾아가 출소 2달 전에 장래 계획과 고민을 대화하는 사전상담 봉사를 12년간 수행했다. 열악한 교육과 가정 환경에서 범행이 시작되는 경우를 보게 되고, 그러한 환경을 개선해 적응했을 때 같은 일은 반복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총 10명 남짓의 직원이 근무하는 크지 않은 회사에서 그동안 15명을 1~2년 단위로 근로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 직원들은 처음에는 낯설거나 걱정하다가도 지금은 새로운 출소자가 입사해서도 업무 교육부터 적응까지 훌륭하게 안내하고 있다. 덕분에, 출소 근로자 중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도 있었다.



공순옥 (주)만도네트웍스 실장은 "코로나19를 지나고 나서는 새로운 출소자를 맞이할 때 저도 선입견을 갖지 않고자 과거 잘못을 궁금해하지 않고 함께 일하고 있다"라며 "가족형제와도 연락이 끊어진 분들에게 사회적 보살핌을 누군가는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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