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다문화] 할머니의 옛날 집, 그리운 추억의 공간

  • 다문화신문
  • 예산

[예산다문화] 할머니의 옛날 집, 그리운 추억의 공간

  • 승인 2024-12-05 10:33
  • 신문게재 2024-12-06 10면
  • 신언기 기자신언기 기자
어린 시절, 나는 약 3년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여섯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갔지만, 여름 방학이면 고향으로 돌아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내 마음에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중학교 4학년 여름 방학 때, 할머니 댁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된다.



할머니 댁은 시골에 있었다. 집 옆에는 작은 닭장에 30마리 정도의 닭과 병아리가 살고 있었고, 그 옆에는 집 한 채 크기만큼 큰 물사과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한, 집 근처에는 집보다 더 큰 용안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고. 마당에는 용안나무, 자몽나무, 귤나무, 바나나, 구아바 등 다양한 과일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외에도 라롯, 라우응옷, 라우더이와 같은 여러 종류의 채소와 향채들이 자연스럽게 자랐고, 작은 호수도 있었다.

그 뜨거운 여름, 나는 할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는 항상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맞아주셨고, 굽은 허리로 돌아다니시던 모습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기나긴 여름 동안 저는 고모와 이모 집에서 벼수확을 돕고 모를 심는 일도 도왔다.

저녁이 되면 옥상에 대나무 매트를 깔고 동생, 친구들과 함께 별을 보며 누웠다.

그때 나는 신선한 공기와 함께 처음으로 벼 냄새를 맡았다. 그 향기는 지금도 잊을 수 없고, 그때부터 나는 벼 향을 좋아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많이 해주시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도록 용돈도 주셨다. 그 여름, 할머니가 사주신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그 여름이 지나고, 할머니의 건강이 나빠져 혼자 지내기 어려워 삼촌 집으로 모시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몇 번 고향에 갔지만, 삼촌 집과 이모 집을 오가며 지냈다. 이제는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삼촌은 그 집을 허물고 더 큰 집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도 벼 수확철이 되면, 나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벼 냄새가 나면, 그 여름 할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할머니의 모습과 그 집에서 보낸 추억들이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지선 명예기자(베트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