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망 피해 교묘해진 성매매…"시행 20년 성매매방지법 개정 필요"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법망 피해 교묘해진 성매매…"시행 20년 성매매방지법 개정 필요"

5일 대전여성인권티움 성매매방지법 시행 20년 토론회
성매매 알선 온라인서 성행하고 있지만, 대응책 부재
피해 여성마저 행위자로 간주해 처벌하는 법적 한계
알선자, 성구매자 처벌 강화 필요…"한계없는 법 돼야"

  • 승인 2024-12-05 17:59
  • 신문게재 2024-12-06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IMG_1388_edited
성매매방지법 제정 20년을 기념해 5일 대전 동구 도심형산업지원플랫폼에서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성 착취 행위는 줄지 않고 수법은 더 진화했다. 성매매 통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흥업소에서 마사지업소로 위장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처벌 강화와 사각지대에 놓인 성 착취 피해 여성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전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이 5일 동구 대전도심형산업지원 플랫폼 다목적강당에서 연 성매매방지법 시행 20년 토론회에서다. 성매매방지법은 2004년 시행 후 성매매가 윤락행위가 아닌 위법이고,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회 인식 개선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점은 있다. 성매매 알선 창구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건만남으로 미성년자까지 표적이 되고 있지만, 대응책은 부재하다. 법적인 한계로 피해 여성을 행위자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것이 여전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신박진영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책팀장은 "최근 성매매 피해자의 75%가 온라인 광고를 통해 성매매를 당하고 있으며 성매매 광고 웹사이트는 성매매를 크게 조장하고 있다"라며 "성매매 알선업자, 구매자들에 대한 무혐의 처분과 경미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단속 사각지대를 없애고, 청소년·외국인을 포함해 피해 여성들을 실질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대전역(중앙동) 일대,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퇴폐업소는 감소했으나, 신탄진동, 봉명동 등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점에서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손정아 대전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 소장은 "온라인에서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홍보하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마사지업소는 실제 거리에서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빚과 생계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성매매 피해 여성 자활을 위한 구조지원비가 20년째 같은 금액인데, 빈곤 문제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토론에서도 성매매 알선, 성 구매 처벌 강화를 위해 성매매방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오진석 대전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최근에는 단속 회피 목적으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 공유 플랫폼을 이용한 성매매 영업 형태도 존재 한다"며 "플랫폼을 이용해 성매매 장소를 물색한 뒤 채팅앱을 통해 성 구매자를 확보하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즉시 현장을 이탈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매매 경험 당사자 대전지역 자조모임 '하쿠나마타타' 대표 역시 "피해 여성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성매매 카르텔을 견고히 하는 자를 처벌하는 한계가 없는 법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회복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순지 작가는 "성매매 집결지였던 중동, 정동, 원동은 소제동과 달리 슬럼화 됐다"며 "일괄적으로 집결지를 철거하는 것만이 아닌 공간재정비와 성매매 당사자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성매매 운동·시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주 충남여성가족청소년사회서비스원 수석연구원은 "정부,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성매매 방지 활동에 대한 좋은 기획안을 홍보하고 시민 펀드를 조성해 장기 사업으로 추진해보는 것을 제안한다"라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