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산내 평화공원 언제쯤… 올 추경 예산확보도 불투명

  • 사회/교육
  • 법원/검찰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산내 평화공원 언제쯤… 올 추경 예산확보도 불투명

조성사업 타당성 재조사 588억원 사업비 확정
추경 예산안에 반영 여부 행안부·기재부 협의중
유족회 "신원 훗날 밝힐 수 있게 화장은 안돼"의견

  • 승인 2025-02-25 08:42
  • 신문게재 2025-02-25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4102901001992900080461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2024년 유해가 추가로 드러나 31구의 유해를 확인했다. 평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지연되면서 올해 착공마저 놓치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  (사진=중도일보DB)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가 단위 시설인 대전 산내 평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앞서 세 차례 준공 시점을 지연한 상황에서 올해 착공마저 불투명해 유족들이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땅속에서 발굴된 유골과 비교해 이름 없는 유해의 신원을 밝히는 유일한 수단은 유족 유전자 시료채취도 더뎌 유족회는 한숨만 짓고 있다.

24일 대전 동구청에 따르면, 산내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지난해 12월 통과해, 588억 7000만 원으로 책정된 총사업비 규모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하는 과정에 있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올해 행안부 예산안을 구성할 때 산내평화공원 위령시설 조성사업비 210억 원을 책정했으나, 본회의 최종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사업타당성 재조사가 12월 중순 종료돼 2025년도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이를 추경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게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의 설명이다.

그러나 골령골이라고 불리는 산내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2016년 정부가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최초 2020년 준공 목표에서 지금은 2027년 12월까지 세 차례나 미뤄진 상태다. 또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평화공원 실시설계도 진행을 멈춘 상태다.

동구청 관계자는 "타당성 재조사에서 총사업비 조정이 12월 이뤄지면서 올해 본예산에 확보되지 못했으나, 추경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하는 방안을 노력 중이다"라며 "정부의 사업예산과 별개로 토지를 보상하고 공유지 지작물 철거사업은 계속 이뤄져 국가 단위 추모시설에 필요한 사업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평화공원 조성이 착공되지 않았으나 유족들은 이미 발굴된 유해를 공원에 보존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있다. 공원이 조성되면 현재 세종시에 위치한 임시 안치시설인 '추모의 집'에 있는 전국 희생자 유해를 산내 평화역사공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진실화해위와 유족회, 지자체가 전국에서 발굴해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 중인 유해는 모두 4148구다. 이중 대전에서 발굴된 유해 1472구가 포함되어 있다. 산내에 평화공원이 마련되더라도 유해를 화장해 훗날 유전자 감식으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가능성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유족들의 의견이다. 임시안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대전 산내 골령골과 아산에서 발굴된 유해 6명이다. 최근에는 희생자의 손자와 조카 그리고 동생과 그의 손자까지 채혈과 유전자 대조를 통해 제주 4·3사건 희생자 유해의 신원을 밝힌 사례도 보고돼 유족들은 평화공원 예산확보와 함께 발굴 유해의 안치 방식에 대해서도 재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숙자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유족회장은 "2016년 정부가 전국 단위 추모시설을 대전에 만들겠다고 계획을 마련하고 필요한 예산을 제때에 마련하지 않아 사업비가 늘고 유족들은 하나둘씩 돌아가시고 있다"라며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해 유해를 잘 보전하면 신원을 밝혀 무고한 희생을 뒷받침할 수 있는데 화장 후 안치는 있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