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수학한다!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수학한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5-04-10 10:20
  • 신문게재 2025-04-1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410094755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머지않아 AI를 넘어 양자컴퓨터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왜냐면, 4차산업혁명을 촉발해 선도하고 있는 AI기술에는 정보의 정확성이나 계산속도 등 극복하기 힘든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양자컴퓨터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AI시대와 함께 앞으로 다가올 양자컴퓨터시대의 핵심기술인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최적으로 생성하는 방법을 수학이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다가올 양자컴퓨터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기초학문으로써 수학의 역량을 강화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렇듯 수학의 역할이 중대시 되는 이유는 AI시대를 선도하고 앞으로 다가올 양자컴퓨터시대를 이끌 인재의 역량으로 '논리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과 '최적의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창의성(또는 통찰력)' 그리고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 등의 세가지를 핵심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는데, 이 세가지 역량은 수학에 의한(by the math), 수학을 위한(for the math), 그리고 수학의 (of the math) 역량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역할과 기능을 파악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논리적(과학적) 사고력을 통한 문제해결능력이며, 그 상호작용에서 요소들의 역할과 기능을 최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이 통찰력(창의력)이다. 그리고 여러 전문분야가 결합한 문제를 해결할 때, 타 분야의 의견을 이해하고 그 해결 과정에서 수학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시켜 최종적으로 해결점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이다. 따라서 위 세 역량은 수학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일 뿐만 아니라 수학을 통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연마될 수 있으며, 나아가 수학은 인간의 사고를 기술하는 언어이기에 이 역량 자체가 수학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가지고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존하는 컴퓨터를 제안하는 등 금세기 천재 중의 천재라 일컬어지는 폰 노이만에게 어느 파티장에서 한 참석자가 한 문제를 물었다. 그 문제는 '기차와 파리'라는 것으로, 시속 50마일 달리는 두 기차가 200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마주보고 오는데, 그 기차 사이를 파리가 시속 75마일로 오갈 때, 기차가 부딪히는 순간까지 파리가 이동한 거리를 묻는 것이었다. 폰 노이만은 문제를 듣고 곧바로 '파리가 시속 75마일로 달리면…'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린 뒤 "150마일이군"이라고 답했다. 이 질문을 던진 이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각각의 파리가 이동한 거리를 구하고, 이들의 패턴으로부터 이동거리가 무한등비급수라는 것을 얻어내어 구하던데, 박사님은 이동거리는 속도 곱하기 시간인데 파리가 움직이는 시간은 기차가 움직이는 시간(기차의 이동거리 100마일 나누기 기차 속력 50마일)과 같은 것으로부터 2시간임을 알고 바로 그 답을 얻는군요!"하며 감탄했다. 즉, 폰 노이만은 논리적으로 이동거리는 속도와 시간을 알면 되는데, 속도(시속 75마일)는 이미 알고 있어 시간만 알면 되는데 그 시간은 기차가 충돌하기까지의 시간이라는 것을 (통찰력을 통해) 파악했던 것이다.

이렇듯 수학은 어느 문제나 현상을 접했을 때, 먼저 그 상황을 구성하는 요소들(집합)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표현(함수, 방정식)하고 그 관계에 대한 특성을 파악(미분)해 문제나 현상을 이해한다. 그리고 우리는 수학교육을 통해 현상이나 주장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도구들(집합, 함수, 미분 등과 같은 수학적 개념들)의 기능과 역할을 배우고 이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수학이란 주어진 조건이나 상황에서 최적의 해답을 찾거나 결정하는 능력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행위인 것이다.

생각하는 행위는 바로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기에, 생각이라는 행위가 바로 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수학한다'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3.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4.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5.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1.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2.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3.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4.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5.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