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42년만에 '4·26 사건' 희생자 추모공원 완공

  • 전국
  • 부산/영남

의령군, 42년만에 '4·26 사건' 희생자 추모공원 완공

오래된 상처와 새 희망의 공존
특별법 제정으로 유족 명예회복 본격화

  • 승인 2025-04-28 10:25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비둘기 풍선 날리는 퍼포먼스
비둘기 풍선 날리는 퍼포먼스<제공=의령군>
"40년 전 그날 남편을 잃었다. 내 몸에도 총알이 세 발 지나갔다. 당시 대통령이 왔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세월이 지났다. 나라도 못한 일을 의령군이 했다.

여한이 없다."

경남 의령군이 '4·26 사건' 42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위한 본격적인 추모 사업을 완성했다.

의령군은 26일 궁류면에 위치한 '의령 4·26 추모공원'에서 오태완 군수와 희생자 유가족, 지역 주민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의령4·26위령제 및 추모공원 준공식'을 엄숙히 개최했다.



93세 배병순 할머니가 오태완 군수에게 연신 허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는 모습에 행사장은 숙연해졌다.

이른바 '우순경 사건'은 1982년 4월 26일 경찰이던 우범곤 순경이 마을 주민들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5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비극적 사건이다.

사업비 약 30억 원을 투입해 8891㎡ 규모로 조성된 이 공원은 기존 위령탑 주변에 휴식·놀이·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역사공원 형태로 완성됐다.

의령4·26추모공원은 2021년 12월 오태완 군수가 당시 국무총리에게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었다.

오태완 군수는 "4·26추모공원 탄생과 완성에 두 정치인이 있다"며 "김부겸 전 총리가 국비 지원으로 사업의 시작에 힘을 보탰고, 박완수 도지사는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해 사업의 마무리를 확실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참석해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사건 당시 부상자 20여 명을 치료한 제일병원 정회교 대표원장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도 진행되어 의미를 더했다.

고 전종석 씨가 생전에 두 자녀와 찍은 가족사진이 주제 영상으로 공개되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의령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위령제를 개최했으며, 특히 이번에는 추모공원 준공식을 함께 열어 의미를 더했다.

오 군수는 "위령탑 하나를 건립하는데 42년 세월이 걸렸지만, 추모공원 전체를 완성하는 데는 1년의 세월이면 충분했다"며 행정의 의지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유족들이 염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4·26 특별법에는 희생자분들과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피해 보상 등 현실성 있는 국가의 책임이 담길 것"이라 밝혔다.

"의령4·26추모공원은 과거가 아니라 의령의 미래다."
의령=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세종 넘어가는 구즉세종로 교통사고…사고 수습 차량 우회를
  2. 천안 중앙고 출신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 2명 위촉 '화제'
  3. 코스피 역사상 최고치 경신…대전 상장기업도 '활약'
  4. 목원대 RISE사업단 현판식·발대식… 지역상생 혁신 생태계 본격화
  5. 충남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구팀, 학술상과 우수초록상 수상 연구성과
  1. 한남대 김민주 교수 '네빈 S. 스크림쇼 상' 수상
  2.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문화활동프로그램 '따뜻한 숲속의 온기'
  3. '전자화하는 수사, 종이없는 재판'… 형사사법 전자화 경찰·법원 '분주'
  4. 전국 과학고 경쟁률 4년 만에 최저… 충북 상승·대전 회복·충남 하락
  5. 정부, 자영업 폐업 부담 정책에 대전 소상공인 숨통 트이나

헤드라인 뉴스


李 “정책 결정 시 지역균형발전영향 평가제도 만들까 생각”

李 “정책 결정 시 지역균형발전영향 평가제도 만들까 생각”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국가의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 지방균형발전 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하는 제도를 만들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정과 사회간접자본(SOC) 배분 등 지방 우대정책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리고 지시해놓은 건데, 환경 영향 평가를 하는 것처럼 지방균형발전 영향이 어느 정도냐, 이것을 의무적으로 평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국가의 중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로 분..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대전 도심 속 온천관광 랜드마크인 '유성온천 문화체험관'이 첫 삽을 뜬다. 11일 유성구에 따르면 유성온천 문화공원 두드림공연장 일원(봉명동 574-5번지)에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건립 공사를 오는 15일 착공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온천지구 관광 거점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된 이후 추진됐으며, 온천 관광 활성화와 지역 대표 축제인 '온천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유성온천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체험관은 국비 60억 원을 포함한 총 198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과 금강 남측 생활권을 잇는 '금강 횡단 교량'이 2032년 수목원로~국토연구원 앞쪽 도로 방향으로 연결된다. 김효정 행복청 도시계획국장은 9월 11일 오전 10시 e브리핑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강 횡단 교량 추가 신설은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시점에 맞춰 원활한 교통 소통의 필수 인프라로 꼽혔다. 국책연구단지 앞 햇무리교를 사이에 두고 이응다리 쪽이냐, 반곡·집현동 방향에 두느냐를 놓고 여러 검토가 이뤄졌다. 햇무리교와 금남교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 지·정체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행복청은 이날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화재피해 복구 ‘한마음 한뜻으로’ 화재피해 복구 ‘한마음 한뜻으로’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시청하는 시민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시청하는 시민들

  • 옷가게도 가을 준비 완료 옷가게도 가을 준비 완료

  • 사상 최고점 돌파한 코스피…‘장중 3317.77’ 사상 최고점 돌파한 코스피…‘장중 331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