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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황매산 무장애길<제공=산청군> |
지난달 대형산불로 상처받은 산청의 품에서 철쭉이 붉은 미소를 피워올렸다.
봄의 끝자락, 황매산은 진홍빛 꽃망울들로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웅장한 기암절벽 위로 철쭉은 마치 분홍빛 구름처럼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산청, 꽃이 피나봄"이라는 속삭임처럼, 제41회 산청황매산철쭉제가 5월 1일부터 11일까지 차황면 법평리 일원에서 펼쳐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이는 꽃잎들은 마치 봄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산불의 아픔을 이겨내고 더 강렬하게 피어난 철쭉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원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분홍빛 물결은 마치 대자연이 그린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진홍빛 장관에 발걸음이 절로 멈춘다.
'황매산에서 보내는 느리게 가는 러브레터' 체험은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철쭉꽃 향기를 따라 걷다 보면, 일상의 무게가 철쭉꽃 사이로 사라진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철쭉 가지 사이로, 멀리 펼쳐진 남해의 푸른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가벼운 등산화 하나면 충분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며, 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보자.
이승화 산청군수는 "올해 산청은 화마의 상처로 온전한 봄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철쭉은 계절 변화를 알려주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며 방문을 권했다.
축제 기간 차량은 만암마을 입구에서 신촌마을 출구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니, 여유롭게 출발하는 것이 좋다.
황매산 철쭉은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아픔 위에서도 아름다움은 피어난다는 것을 증명한다.
화마가 스쳐간 산청에 봄이 철쭉으로 답하니, 산청의 희망은 더 붉게 타오른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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