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주는 오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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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주는 오늘의 교훈

장광열/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5-05-12 12:00
  • 신문게재 2025-05-13 18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6·25전쟁과 북한군 포로의 대량 발생= 5월 7일은 6·25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수용소장이었던 미군의 도드 장군이 공산주의자 포로들에 의해 납치된 지 73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950년 6월, 기습 남침해 내려온 북한군에 맞서 싸우던 국군은 열세한 병력과 부족한 전투장비로 인해 전쟁 초반 후퇴를 감수하여야만 했다. 그러나 유엔군의 참전과 국군의 부대 재편성을 통해 낙동강 전선을 보강하는 한편, 인천상륙작전을 통한 반격을 실시하면서 대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고 북으로 진격한 결과, 그해 10월 1일 압록강까지 진군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국군과 유엔군을 북한군에게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주었으며 수많은 포로들을 생포하였다. 전쟁을 수행하는 당사국으로서는 다수의 포로가 승리를 의미하는 성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가신 부담이라 할 수 있다. 포로를 관리해야 하는 인원, 시설, 물자 등과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며 국제법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산포로에 의한 포로수용소장 납치=국군을 포함한 유엔군은 북진하면서 점차 많아지는 북한군 포로들을 체계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수용소를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1950년 11월 거제도 땅 360만평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하여 운영하기 시작하였는데, 거제도는 육지와 가까워 포로들을 수송하기에 수월하면서도 바다에 의해 교통이 막혀있어 격리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던 것이다. 거제포로수용소는 순식간에 인민군 15만, 중공군 2만, 여자 포로와 의용군 3천명 등 최대 17여만 명이 넘게 포로들이 수용된 거대한 규모가 되어버렸다.

수용된 포로들은 북한의 인민군, 의용군과 보국대 인원을 비롯하여 중공군 내 중국인 그리고 조선족 등 다양한 출신들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파벌을 형성하여 교도소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였는데, 크게 친공과 반공으로 나뉘어져 유혈사태까지 자행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52년 5월 7일에 포로수용소장이었던 도드 장군이 친공포로들에게 납치되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는 6·25 전쟁사에 있어 좋지 못한 역사로 남아 있다.

◇그날의 사건이 오늘에 주는 함의=도드 소장이 납치되는 사건으로 대변되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일련의 운영과정은 오늘날에도 음미할 만한 몇 가지의 교훈을 주고 있다. 우선, 언제 어떠한 상황에 직면해있어도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작은 틈을 노려서 세력을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유엔군은 국제법에 의해 포로들을 대우하고 권리를 보장하였으나 그들은 이를 역이용해 수용소 내 질서를 무력화했다는 점은 작은 방심도 그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는 오늘의 교훈을 준다.



두 번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가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드 소장은 친공주의자들과 협상을 위해 부관만 대동하고 그들의 무리에 들어가 평화적인 대화를 시작했지만, 그들은 다수의 힘을 이용하여 소장을 강제로 납치하고 자신들의 진영에 구금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북한이 국제법을 대하는 태도는 이를 상기시키게 만든다.

세 번째는 무자비한 살인과 폭력의 사용이다. 친공주의자들은 같은 공산포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 생각을 달리하는 반공포로들에게는 살인과 폭력을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이는 수많은 반공포로들이 수용소 내에서 친공포로들에게 살해되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잘 알 수 있는데, 같은 동포라 하여 김정은 정권이 우리 국민에 대해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오늘날의 실낱같은 기대가 소용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장광열/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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