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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도시대(1643년경)에 간행된 요리 전문서인 『요리전설』에는 간장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현대의 대표적인 조리법인 죽순 조림은 등장하지 않았으나, 죽순 사시미, 절임, 찜 요리 등 다양한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요리전설』이 간행된 시기는 일본에서 오랜 전란이 끝나고, 서민들이 비로소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때였다고 합니다. 그런 시기에 다양한 죽순 요리법이 등장했다는 것은 죽순이 그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식재료였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죽순은 일본의 고전 문헌인 『고사기(古事記)』에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이야기 중에는 『타케토리 모노가타리(竹取物語)』가 있으며,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카구야히메(카구야 공주)는 대나무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전래 동화 중 하나로, 대나무가 일본 문화에서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일본은 전국적으로 대나무가 자생하며, 특히 서일본 지역(교토, 시즈오카, 가고시마 등)에는 대규모 대나무 숲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담양의 죽녹원이나 진주 등의 대나무 숲이 유명하지만, 일본은 거의 전역에서 대나무가 자라고 있어 더욱 다양한 죽순 요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죽순은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특히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촉진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봄철에 챙겨 먹기 좋은 식재료입니다. 한국에서는 죽순을 자주 먹지는 않지만, 중화요리를 먹을 때 접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계신 저의 어머니도 죽순 요리를 좋아하셔서, 이 계절이 되면 어머니께서 정성껏 만들어주시던 죽순밥이 떠오릅니다.
가네코사나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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