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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 (사진= 김영복 연구가) |
금강(錦江)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南)에서 북(北)으로 흐르며 강(江) 고마나루에서 한글 자음 ㄱ자(字)처럼 꺽 이어 백마강(白馬江)을 향해 흐른다.
금강 줄기를 내려다보며 우뚝 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공산성(公山城)은 한반도 서남부에 위치했던 고대국가 백제(百濟).백제(B.C.18~A.D.660)가 남긴 700년 문화유산 중 후기 개로왕(蓋鹵王)의 아들 백제 22대 문주왕 (文周王)부터 백제 제26대 성왕(聖王)까지 200년 도읍지였던 곳으로 공산성(公山城)은 북쪽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동·서·남쪽에는 산세를 따라 가파른 성벽이 자리하고 있어 방어에 유리했다.
석성(石城)은 대부분 조선시대 때 만들어졌지만 일부는 백제 초축 당시의 성벽도 확인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아예 토성(土城)으로 형성된 구간이 있기도 하다.공산성의 주출입구인 금서루(錦西樓)에서 시작하는 공산성 탐방로는 전체 2.6킬로미터 가량으로, 잘 정비돼 있어 산책 삼아 걷기에 제격인데, 성안에는 백제가 멸망한 뒤, 북문인 공북루 인근의 땅에 마을이 조성되었고, 이 마을은 '성안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성안마을은 백제, 신라,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1997년까지 이곳에 있었다.
동문(東門)인 영동루(迎東樓)와 남문(南門)인 진남루(鎭南樓)가 있는데, 진남루(鎭南樓)는 조선시대 공산성 안에 자리하여 군사 행정을 주관하는 중영(中營) 또는 중군영(中軍營)의 남문이었다. 조선 전기에 원래 토성(土城)이었던 공산성을 석축성(石築城)으로 개축하면서 진남루도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산성(公山城)에는 서문(西門)인 금서루(錦西樓)와 북문인 공북루(公北樓), 연지(蓮池)와 공산성의 망루 겸 정자역할을 하던 만하루(挽河樓)가 보이는데 이건 백제시대가 아닌 1754년 (영조 30년) 충청도 관찰사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백제 24대 동성왕(東城王 재위 479~501) 22년에 세우고 자주 신하들과 잔치를 열었던 임류각(臨流閣)이 있으며, 공산성 중앙부 정상에 있는 광복루(光復樓)는 조선시대의 건축물로 공산성 안에서 군사가 주둔하던 중군영의 문이었으나 백범(白凡) 김구(金九)선생께서 해방을 기념하여 명명(明命)하였다.
그리고 조선 세조 4년(1458)에 지은 영은사(靈隱寺)가 있는데, 당시 이곳에 승장(僧將)을 두어 전국의 사찰을 두어 전국의 사찰을 통치했다고 한다.
임진왜란때에는 승병의 합숙소로 사용되었으며 이 곳에서 훈련된 승병은 영규대사(靈圭大師1537~1592)의 인솔 아래 금산 전투에서 참여하였다고 한다.
공산성 안에는 쌍수정(雙樹亭)이 있는데, 인조(仁祖)가 이괄(李适)이 일으킨 반란을 피하여 공주로 잠시 피난 왔을 때, 이곳에 머물렀던 일을 기념하기 위해 1734년(영조 10)에 관찰사 이수항(李壽沆)이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이 정자를 세울 당시에는 삼가정(三架亭0이라 했다고 한다.
쌍수정(雙樹亭) 옆에는 두 나무가 나란히 서있는데, 인조는 나무에 기대어 있던 차 이괄의 난이 평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두 그루의 나무에 금대와 통정대부라는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공산성을 둘러 보고 서남쪽으로 1.5㎞ 가량 내려가면 백제의 25대 왕인 무령왕릉과 왕릉원을 만날 수 있다. 1971년 송산리 고분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은 무령왕비 금제관장식(국보) 등 5200여 점의 유물과 함께 발견됐다. 이곳에는 당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무령왕릉전시관도 함께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한옥마을이 조성되어 있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한옥호텔이 있다.
그리고 공주를 비롯한 충청남도 지역에서 출토된 중요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이 있다.
특히 공주시는 금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문화공간 '백제촌(백제문화스타케이션)'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공주를 좀 더 깊이 있게 보아야겠다면 하루를 더 묵고 구도심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힘들면 예쁜 카페에 들어가 차를 한잔 하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공주 도심은 전체가 근대 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천년을 뛰어넘는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유산도시로 거듭난 곳이 바로 공주다. 백제의 고도로도 유명하지만 역사적으로 고려시대에는 하남도(河南道), 조선시대에는 충청도(忠淸道)라 불리다가 홍주(지금의 홍성), 청주, 충주와 함께 목사가 고을을 다스리던 충청도 4목(牧) 중 한 곳이었다.
1896년 8월부터 '충청남도(忠淸南道)'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그렇게 불리게 됐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10월까지 충남도청이 있던 곳으로 구도심 곳곳에 역사적 흔적들이 남아 있다.
원도심 근대문화유산길은 중학동 옛 선교사가옥(등록문화재 제233호)과 영명학교, 중동성당, 자혜의원, 공주제일교회(등록문화재 제472호), 옛 공주읍사무소(등록문화재 제433호), 공주지방법원, 공주형무소, 옛 충남도청, 잠종취체소, 원잠종제조소, 잠업전습소, 금강철교(등록문화재 제232호) 등으로 연결되며 골목길을 잇고 있다.
공주제일교회는 수원 이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감리교회라고 한다. 의료와 교육이라는 두 가지 주요 정책을 중심으로 학교와 병원을 함께 운영하며 활발한 선교 활동을 전개했던 곳이다.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로도 불렸던 공주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하숙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 공주읍내는 학교 주변에 하숙마을이 형성되었다. 지금도 그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숙마을이 있다. 공주시의 중심인 중동은 관광명소인 중동성당, 제일교회, 영명학원, 충남역사박물관, 공주역사영상관, 풀꽃문학관 등과 함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공주 근대 문화 탐방 길의 종착지인 공주제일교회 기독교박물관과도 인연이 있는 사애리시는 천안에 살던 열한 살 소녀 유관순을 공주로 데려와 1914년부터 2년간 영명여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1916년 이화학당에 추천해 서울유학길을 열어 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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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동해원. (사진= 김영복 연구가) |
공주는 이처럼 볼거리가 풍부함과 동시에 '맛의 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전국식도락들이 주목 하는 맛 집들이 많다.
특히 전국 중소도시에서 맛집이 제일 많은 곳이 바로 공주다.
이 맛집들은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주시 각 읍면에 산재해 있다.
공주시내 구도심에 위치한 중동오뎅집, 산성시장 청양분식, 강북 신관에 위치한 피탕김탕, 쌍신칼국수, 백조식당, 우성면 솥뚜껑매운탕, 이인면 전통순두부 수옥, 계룡면 서울식당 등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이 맛집 못지않게 공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짬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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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동해원 짬뽕.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이 짬뽕집들 중에 웨이팅(waiting)이 걸리는 집들만 다섯군대가 넘는다.
전국의 짬뽕 맛집은 모두 공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웨이팅(waiting)이 걸린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알려진 맛으로 승부하는 집들이다.
물론 공주의 웨이팅(waiting)이 걸리는 짬뽕집들 대부분 3시간 정도 밖에 장사를 안 한다.
오후3시가 넘으면 손님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주의 웨이팅(waiting) 맛집은 어디일까?
우선 공주시 감영길 20 '진흥각' 짬뽕이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이며, 오전11시부터 2시까지 3시간만 한다.
진흥각은 1979년 개업, 2대에 걸쳐 40년을 넘게 운영하는 전통 중국집 이며 돼지고기 와 오징어 양파, 부추가 들어간 육수를 손님이 들어오면 주문과 동시에 요리를 하여 낸다.
이집은 짬뽕반반으로 면과 밥을 먹을 수 있고, 국물이 소고기국밥, 뭇국처럼 맛이 있다.
공주시 납다리길 22에 위치한 '동해원'은 1973년에 개업해 52년이 되었으며 메뉴는 짬뽕, 짜장면, 탕수육 세 가지로 단출하다.
이 집의 짬뽕은 얇게 썬 양배추, 애호박, 부추 등과 오징어, 돼지고기가 들어갔으며, 육수는 고기육수라기 보다 채개장 육수 같은 느낌이다. 보기와 달리 맵거나 짜지 않고 수수한 맛이 난다.
이집은 웨이팅(waiting)이 길지만 비교적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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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장순루.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장순루'는 1973년에 개업한 경력56년의 화교 후진기씨가 운영하는 집이다.
이집은 고추짬뽕으로 유명한데, 향을 가두어 버섯기름으로 쪄 낸 건고추를 사용한다.
찜통에 건고추를 가즈런히 깔고 그 위에 튀겨 낸 버섯을 덮은 후 버섯기름을 부어 쪄낸 건고추를 짬뽕에 넣는다. 홍합과 오징어 등 해물이 풍부하게 들어 가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필자는 굴짬뽕이라 불리는 백짬뽕을 시켰다.
백짬뽕 위에 올려 진 건고추를 면과 함께 입안에 넣으니 고추향이 은은하게 퍼지면 강한 매운 맛이 고통을 불러 온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입안이 개운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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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루 굴짬뽕. (사진= 김영복 연구가) |
우성관의 짬뽕은 기교와 인위적이거나 자극적인 맛이 아니다. 오징어도 생물이 들어가고 돼지고기와 새우, 굴 그리고 각종 야채가 들어가서 재료가 어우러진 맛으로 국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느껴지는 그런 짬뽕이다.
더불어 점심에만 영업하고 웨이팅은 필수인 곳이라 짬뽕 한 그릇 먹기 힘든 맛집이다.
공주시 '청운식당'짬뽕은 이 집은 일요일은 휴무이고, 10시 40분부터 2시 40분까지 문을 연다.
청운식당은 짜장과 짬뽕만 있고 탕수육은 하지 않는다.
해물짬뽕인데, 고기 짬뽕 같이 국물이 진한 맛이 난다. 짬뽕의 양도 풍부하지만 양배추와 홍합, 오징어가 듬뿍 들어 가 있다. 이 집의 흠이라면 밥을 제공하지 않는다.
공주는 이처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맛있는 짬뽕집들이 많다.
공주의 역사문화유적을 돌아보며 맛있는 투어를 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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