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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A고 중식 사진. 당초 식단에는 잡채가 포함됐지만 조리원 지명파업으로 식단이 변경됐다. 독자 제공 |
14일 대전교육청·A고·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 등에 따르면 12일부터 이날까지 식단표 메뉴가 일부 조정돼 배식됐다. 학비노조 대전지부가 9일 학교 측에 투쟁 수위를 높여 급식실 조리원 인력을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메뉴 변동이 불가피해진 결과다.
12일엔 조리원 10명 중 4명이 지명파업, 1명이 근로시간 면제를, 13일엔 3명 지명파업, 2명 근로시간 면제로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 지명파업은 근로자 일부가 지명돼 파업에 참여하는 형태며, 근로시간 면제는 '노동조합법'과 단체협약에 따라 일정 시간 이내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임금 손실 없이 노조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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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고가 9일 각 가정에 발송한 가정통신문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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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식 메뉴 중 닭다리오븐구이가 빠진 식판. 독자 제공 |
앞서 4월까지는 학교 관리자를 비롯한 행정실 인력, 영양교사, 보건교사 등이 급식실 조리 보조 인력을 투입돼 학생들의 급식을 조리했다. 다만 4월 말 열린 급식소위원회를 통해 더 이상 교내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급식 차질이 다시 빚어졌다.
학비노조 대전지부 측은 학교가 석식 제공을 계속 거부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이게 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급식 사태가 확산된 이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석식을 중단한 상태다. 조리원들은 석식 제공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석식 재개를 지속 요청했다.
A고 사태가 지속되자 지역사회에선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할 주체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그 피해가 성장기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그동안 A고 교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학교장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현재 추가 지명파업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고 측은 조리원 요구사항인 석식 재개를 위해 전체 학부모 대상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결과를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해 재개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A고 관계자는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조심스러운 게 많은 상황"이라며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보니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비쳐질까 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사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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