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한국에서 '감사의 달'로 불리며,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함께 스승의 날이 포함되어 있다. 매년 5월 15일, 한국 학생들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며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스승의 날이 10월 5일에 기념된다. 두 나라 모두 밝은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교육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제자들은 선생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초콜릿이나 꽃다발 등 선물을 해준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는 카네이션이 스승의 날에 가장 자주 받는 꽃이라고 하는데, 러시아는 카네이션과 같이 장미, 국화, 백합 등 꽃으로 꽃다발을 보통 만들어 준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스승에게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런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대부분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짧고 단정한 인사말로 존경을 전한다. 이는 두 나라의 정서와 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러시아의 스승의 날에는 특별한 행사인 '자치의 날(День самоуправления)'이 함께 진행된다. 이날은 고등학생들이 하루 동안 선생님의 역할을 직접 체험하는 날이다. 러시아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이 후배들을 위한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학생들은 단순히 과목 수업만이 아니라 담임 교사, 심지어 교장 선생님의 역할까지 맡아보며 교육 현장을 직접 경험한다. 이 과정은 학생들이 교사의 책임과 고충을 체감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치의 날은 스승의 날을 더욱 뜻깊고 교육적인 날로 만드는 러시아만의 전통이다.
하루를 마무리할 무렵, 러시아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과 콘서트가 열린다. 음악, 춤, 연극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스승의 날은 단지 감사의 표현을 넘어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연결하는 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한국과 러시아의 스승의 날은 시기도 다르고 전통도 다르지만, 그 핵심은 같다. 바로 교육에 헌신하는 스승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두 나라의 스승의 날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띠지만, '스승을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만큼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공통된 인류의 가치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옐로비코바 마리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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