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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합천박물관 유물평가심의회 개최<제공=합천군> |
이번 심의회는 지난 26일 열렸으며, 신청된 유물은 총 225건 424점에 달했다.
진위 여부, 학술적 가치, 전시·교육 활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졌고, 절반 이상이 향토사 연구에 유의미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기증자는 고령박씨 벽한정종중 152점, 옥계정계 35점, 김종탁 10점, 김용경 15점, 박곤 111점 등으로, 다수 개인·종중이 참여했다.
수증 유물에는 삼국시대 토기를 비롯해 17세기 옥계정계 향안, 영모록, 무민당집 책판, 군서면 이사역주촌 호구단자 등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포함됐다.
특히 고령박씨 세초보와 같은 성씨 중심 기록은 지역 사회의 족보 문화와 문중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합천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수증 유물들은 향후 합천 지역 역사 연구와 전시 콘텐츠 확대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해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전시·교육 등으로 군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물 수증은 성과로 기록되지만, 이를 활용하는 구조는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기증 유물이 늘어날수록 수장 공간, 보존 인력, 디지털 기록화 등 후속 자원도 함께 확대돼야 하지만, 현재 박물관의 물리적·행정적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기증 유물의 상당수가 특정 문중이나 지역 명문가에 집중되는 경향 역시, 지역생활사 전반의 균형적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과제로 남는다.
생활문화 전반을 담는 박물관이라면, 평범한 일상 기록과 다양한 계층의 흔적도 수집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증은 시작이고, 전시는 대화다.
그 유물들이 박물관 안에서 잠들지 않고, 시민과 다시 만나는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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