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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언 기상청장 |
직접 피부로 느껴지는 만큼 폭염과 열대야라는 말이 점점 더 힘겹게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는 매년 부각되는 기후위기 때문일 것이다. 근래 신문이나 뉴스를 보다 보면 기후위기란 말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기후위기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그에 따른 극단적인 기후변화가 인류와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기후변화에 의해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있으며, 작년 충남권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1.7도 높은 25.8도까지 오르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기온이 상승하면서, 밤에도 더위 때문에 잠 못 드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2015년부터 최근 10년간 충남권에는 여름철 열대야가 평균적으로 매년 15.8일 발생했고, 가장 최근인 작년엔 열대야가 무려 21.7일 나타나 1위를 기록했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에 따른 피해 역시 늘어나고 있는데, 질병관리청에서 집계한 전국의 온열질환자 발생 수는 지난해 3704명으로 2022년 1564명의 2배 이상 증가했다.
폭염과 열대야 피해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 바로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白戰不殆)'이다. 이 오래되고 익숙한 성어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것을 미리 알고 대비한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에서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표해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폭염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관심, 주의, 경고, 위험 4단계로 구분해 보건(일반인·산업근로자), 보건(취약계층), 농업, 축산업, 수산업, 기타 등 6개 분야로 제공하는 폭염영향예보를 2019년부터 정식 서비스하고 있다.
폭염영향예보는 단순한 정보나 조심하라는 경고, 그 이상이다. 언제,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는 실용적인 기상정보이다.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제공되며, 기상청에서는 기존에 2일간의 정보를 제공하던 것에서 올 5월 15일부터 하루 더 확대해 모레 기준의 폭염 영향예보도 발표함으로써 보다 유연한 대응을 돕고 있다. 또한, 폭염영향예보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노인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단계별 행동요령을 스마트마을방송시스템을 통해 음성으로 제공하는 등 다각화된 방법으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6월 21일부터는 기존의 영향예보 직접전달 서비스를 확대해, 폭염 영향예보 보건 분야에 주의 단계 이상이 예상되면 12시경 서비스 신청자에게 앱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폭염 예상 시 등록해 놓은 자녀 및 보호자, 지인의 연락처로 관심 지역에 대한 폭염 등 위험기상정보와 대응요령을 보내고, 안부 전화를 통해 고령자 및 취약계층에 위험기상을 전달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폭염 피해 예방과 함께 가족과 이웃 간의 정도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폭염과 열대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기상청에서는 정확한 날씨 정보뿐만 아니라, 폭염과 열대야에 취약한 분들에게 사전 정보와 대응요령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와 함께라면 여름철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외출 전 안전디딤돌 앱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 누리집에서 주변의 무더위 쉼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 속에서도 미리 대비하여 모두가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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