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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는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과학기술 혁신도시에서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대전에서도 그러한 연대문화가 최근에 몰라보게 변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이후 상당한 시간 동안 연구단지는 대전에서 섬처럼 존재했었다. 갑천을 가운데 두고 강남이니 강북이니 했으니 이질적인 집단처럼 느꼈을 듯싶다. 그러나 50년의 세월 동안 연구원들의 아이들이 대전에서 태어나고 대전에 정착하면서 이제는 뉴욕의 멜팅팟처럼 모두가 대전시민으로 녹아들었다. 대전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며 한화이글스와 하나시티즌을 응원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산학연관 관련된 사람들은 이제 일로만 만나는 사람들이 아니고 이웃에 거주하는 같은 주민이고 함께 참여하고 응원하는 대전시민이다. 대전시는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일을 계속해 왔고 성과가 이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성심당의 성공 요인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그중에 하나가 성심당에서 나와 독립한 제과점에 대한 상생협력이다. 경쟁관계가 아닌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은 대전을 빵의 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하였음이 틀림없다. 자기가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나눠주는 것을 'Pay it forward'라 하여 신뢰 기반의 협업문화를 만들어 주는데 성심당은 일찍부터 그것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혁신도시에서는 전통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성공한 창업자가 새로 시작하는 스타업들에게 경험이나 기술노하우, 실수한 사례들을 아낌없이 멘토링 하는 것이다. 대전의 바이오분야 딥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신화 역시 독보적인 기술력뿐만 아니라 '성공의 공유'라는 철학, 즉 Pay it forward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이러한 문화는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서 지역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발전하게 된다. 바이오를 넘어 우주항공, 반도체, 로봇, 국방, 양자분야까지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한화이글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홈이든 원정이든 구장이 만원이다. 가을야구를 꿈꾸는 모든 대전시민들의 염원을 경기장에 가보면 알 수 있다. 대전의 한화이글스가 승리하기를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 전국 각지의 개척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 대전이 그 어느 도시보다 끈끈한 연대감을 보여주는 일례다. 이것이 대전의 힘이다. 한국의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전의 첨단기업들을 차치하더라도 최근의 대전의 모습은 놀랍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1위 행진은 끝날 줄을 모른다. 국내 여행지 점유 증가률 1위, 숙박업소 예약 성장률 1위,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 국내 1위와 함께 최근에는 컨슈머인사이트가 평가한 국내 디저트 여행지 1위에도 선정되었다. 유투브에는 대전의 빵집 순례, 칼국수집 순례, 맛집 순례가 줄을 잇는다. 대전은 어느새 국내 최고의 꿀잼도시가 되었다.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도시 대전, 대전은 최고의 과학기술도시를 넘어 최고의 관광도시, 최고의 스포츠 도시, 최고의 축제도시를 꿈꾼다. 대전만의 '선한 영향력'이 도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이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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