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행을 안 거친 단계에서 결과를 미리 넘겨짚는 건 성급하다. 유성온천역과 가수원네거리 간 첫 시범사업 구간 이외 다른 도로 사정에 적합한지 여부부터 살펴봐야 한다. 기존 도로 인프라의 기본적인 활용에는 승용차 등 다른 교통수단과 상충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대체교통수단으로서 정착을 앞당기려면 공사비와 운영비 절감만 볼 게 아니다. 노선 형태나 도로 여건, 도시대중교통 현황을 살피고 예측된 교통 수요와 대중교통체계 구축 방향과도 일치시켜야 한다. 본격 도입은 그다음이다.
'도로 위의 트램', '땅 위의 지하철'이라는 별칭처럼 장점은 많다. 철도 수준의 안전성과 쾌적성에 더해 기존 중앙 버스전용차로와 건설 중인 트램 노선까지 활용하면 경제성까지 담보할 수 있겠다. 다만 재정 여건상 국비 확보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넓은 도로 점유 면적을 확보한 곳 위주로 가능하다는 점은 한계다. 운용 효율성은 시범운행 과정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교통 수요 탄력 대응 등 정책 전반과 조화를 이뤄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굴절버스는 철도와 버스의 장점을 결합한 듯 보인다. 다만 '하이브리드' 성격이 그러하듯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따라올 수 있다. 세종에서 시범 운행한 전기굴절버스의 성과도 확장성에 참고가 될 것이다. 대전의 명물이 될 거라는 외형적인 기대감은 일단 뒤로 미뤄두고 서울시가 굴절버스를 퇴출한 사례까지 더듬어봐야 한다. 교통 개선 효과, 저비용 고효율 대중교통체계임을 입증하는 것이 상업 운행의 대전제다. '신교통수단 시범사업'에서 그걸 확실히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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