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거리의 정돈된 모습이었다. 노면주차 차량이 거의 없고 도로가 깔끔해 운전하기도 훨씬 편했다. 일본에서는 불법 주차 시 단속되면 노란색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되고, 약 18,000엔(한화 약17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통량이 많거나 사거리와 가까운 위험 지역에서는 견인 조치가 이뤄지며, 이 경우 견인 요금 약15,000~20,000엔과 보관료(주차비)까지 추가된다. 이러한 강력한 단속 덕분에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곤 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새 차를 구매할 때 주차장 증명서 없이는 차량 등록이 불가능하다. 시내 중심부에서는 자전거조차도 주륜장에 주차해야 하며, 불법 주륜 시 견인된다. 이처럼 질서 있는 주차 문화는 도시의 안전과 쾌적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운전 중 가장 놀라웠던 점은, 신호가 없는 곳에서 옆길로 진입하려 할 때 대부분의 반대차선 차량이 자연스럽게 양보해준다는 것이었다. 특히 옆길에서 직진 차선으로 들어오려 할 때,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공간을 내어주며 진입을 도와주는 모습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한국에서는 경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경차를 특히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는지, 옆길에서 직진 차선으로 들어오려 할 때 양보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작은 사거리에서는 중앙에 차량이 정차해 있는 경우가 많아, 옆길에서 직진하려는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고 막히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일본과의 차이를 크게 느꼈다.
예전에 일본에서 손님이 한국에 놀러왔을 때, 차량 앞 유리에 적힌 전화번호를 보고 신기해하며"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있다. 노면주차 차량에게 비켜달라고 전화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더니, "아주 효율적이다"라고 하셨다. 하지만 노면주차 차량이 많으면 아이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 위험하다는 점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일률적으로 비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사거리나 위험한 구간만이라도 주차를 금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늘 든다.
이번 방문을 통해, 익숙했던 일본을 다시 바라보며 작은 배려와 질서가 도시를 얼마나 편안하게 만드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사오까리에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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