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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연구원. AI 활용 이미지 (사진=경기도 제공) |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앞으로 고령 인구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의 시설 중심 복지정책만으로는 변화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고령사회 관련 연구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노후 생활의 핵심을 시설 입소가 아닌 '익숙한 생활권 유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건강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자신이 살아온 집과 동네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고령자 정책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요양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집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진료와 방문 간호, 식사 지원, 응급안전관리, 병원 이동 지원 등이 하나의 서비스처럼 연계되는 구조가 요구되는 이유다.
도시 공간 역시 같은 관점에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고령자의 생활 반경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일상적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병원과 약국, 공원, 복지시설, 주민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어야 자립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거환경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집 안에서는 문턱 제거와 미끄럼 방지시설, 안전손잡이 설치 같은 생활 안전장치가 중요하고, 외부에서는 보행로 정비와 경사로, 쉼터, 벤치 확대 등 이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역은 소규모 순환교통이나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도 중요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고령사회의 과제는 건강관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도 정책의 중요한 요소다. 외출 빈도와 지역사회 활동이 활발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만큼 문화·체육·봉사활동 등 일상적인 사회참여 기회를 생활권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접점이 적은 남성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새로운 정책 과제로 꼽힌다.
결국 초고령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시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많은 곳이 아니라, 주민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에서 안전하게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춘 도시일 가능성이 크다. 복지와 의료를 넘어 도시계획과 교통, 주택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지역사회에서 늙어가는 삶'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연구원의 연구는 고령친화 정책을 복지서비스 확대 차원이 아니라 도시 운영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초고령사회는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설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정책 전환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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