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 거점 들어서나…"피해자의 남은 삶까지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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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 거점 들어서나…"피해자의 남은 삶까지 돌봐야"

고령 피해자 접근성 고려한 영남권 거점 필요성 제기

  • 승인 2026-09-19 09:07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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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숙 부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해양도시안전위원회,비례)
부산에 거주하는 국가폭력 피해자 상당수가 고령에 접어든 가운데, 경제적 보상에 머물지 않고 장기간 이어진 정신적 상처와 사회적 관계 회복을 지원할 전문 치유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부산시의회에서 나왔다.

부산시의회 남명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18일 부산시 관련 부서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부산 광역거점 유치' 방안을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전반을 논의했다.

부산은 형제복지원과 영화숙·재생원 등 집단수용시설에서 발생한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현재까지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피해자 870명 가운데 부산 거주자는 388명으로 전체의 약 45%에 이른다. 앞으로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가 이어질 경우 지원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현재 피해자들이 필요한 치유 서비스를 충분히 가까운 곳에서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광주와 제주 등에 마련된 치유센터를 이용하려면 고령 피해자들에게 이동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어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 별도의 광역 거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 단체들도 부산시에 지원체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담당 조직과 인력 확대를 비롯해 트라우마 치료, 고령·무연고 피해자 지원, 일상생활 회복, 자산관리 교육, 소외 피해자 발굴·기록 등을 요구하면서 부산에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광역거점을 유치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을 금전적 보상만으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2025년 개정된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기존 '분원' 개념을 '광역거점형 치유센터'로 변경한 점에 주목했다. 법 개정에 따라 광역거점형 치유센터의 설치·지정·운영 과정에서는 치유 대상자의 규모와 이용 편의성, 지역 공동체가 겪은 트라우마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단순히 유치 의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피해자 규모와 연령대, 피해 유형, 생활권과 접근성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축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아동기에 집단수용시설에 들어가 장기간 생활하면서 발생한 피해의 특수성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향후 유치 논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의 부산 유치는 단순히 시설 하나를 유치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감내해 온 고통에 대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피해 규모와 이용 편의성, 지역의 역사적 특수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영남권 광역거점형 치유센터가 부산에 설치될 수 있도록 부산시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치유센터가 실제 피해자들에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존 피해자종합지원센터와의 업무 조정도 필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 임상·상담 인력 확보와 의료·복지서비스 연계 등 피해자의 치료와 생활 지원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역시 피해자 지원체계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2027년 본예산에 형제복지원 사건 등을 포함한 피해자종합지원센터 운영비 확대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년도 중앙정부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 의원은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국가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부산시가 피해자 현황과 실제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고 정부 및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와 적극 협의해 부산이 영남권 국가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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