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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락계곡 |
내 마음 깊숙이 잠재된 시름도 잠시 잊게 한다. 삭막한 도시 생활의 잠시 떠나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산골 이야기를 전한다.
대전에서 1시간 거리의 아름다운 계곡 3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금천계곡
삼복더위를 쫓아 계곡을 찾는 사람들. 유명 계곡의 북적거림이 싫은 사람이라면 올 여름 피서지로 금천계곡을 추천한다.
먼저, 아이스박스에 먹을 것과 도시락을 챙기고 돗자리를 준비한다. 그리고 친구들 혹은 가족과 함께. 이상 준비 끝! 이젠 금천계곡으로~
금천계곡은 금산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한 여름 추억의 장소다. 아직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기에. 철탑 밑으로 흐르는 계곡의 하류는 수심이 낮고 물살이 유유해 아이들과 가족들이 물장구치기에 그만이다. 바위 속 틈틈이 보이는 물 속에는 작고 앙증맞은 물고기들이 낯선 이들에 놀라 도망가곤 한다.
물장구로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면 이번에는 짙은 숲 그늘을 뚫고 굽이치는 맑고 시원한 폭포수를 찾아가보자. 계곡 하류에서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시원스레 떨어지는 금천계곡의 숨겨진 장관이 펼쳐진다. 바닥까지 비치는 옥빛 계곡물에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담그노라면 무더위는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난다.
금천계곡 주변에는 아름답고 앙증맞은 야생화와 이름모를 들풀들이 피고 져 아늑한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냥 떠 마셔도 될 듯한 깨끗한 폭포수가 야생화와 어울려 가만히 앉아 감상만 해도 하루해가 지는 줄 모를 정도다.
작아서 아늑함이 느껴지고 잘 알려지지 않아 나만의 계곡으로 추억 할 수 있는 금천계곡.
<먹거리>
-오리 주물럭 (금강관광농원, 041-754-8388)
뼈를 알맞게 추려 낸 오리에 빨간 고추양념을 버물려 신선한 야채와 함께 굽는 오리주물럭.
매콤한 양념에 부드럽게 씹히는 오리고기의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맛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리고기는 지방함량이 높아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지방 또한 불포화지방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찾아가는 길>
금산IC → 제원방향 → 제원소재지 → 금북면사무소 → 보광리 → 금천계곡 (약 25분정도 소요)
운일암.반일암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찾은 첫 느낌은 돌과 물과 구름이었다. 구름 아래 집채만 한 바위들이 독특한 모양으로 박혀있고, 돌 아래로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이곳은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 골짜기로부터 약 5km에 걸쳐 동쪽으로 흐르는 주자천계곡이다. 행정구역상 전북으로 속하지만 대전에서 1시간이면 이곳에 도착한다.
그래서일까 대전 번호판의 차량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띤다. 가족들과 함께 혹은 친구들과 양 손 가득 먹을 것을 챙겨 계곡 이곳저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이름은 골짜기가 하도 깊어서 반나절 동안 밖에 해를 볼 수 없거나 구름에 가린 해 밖에 볼 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절벽과 수풀이 울창한 아름다운 협곡으로 이뤄진 이곳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슬픈 전설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떠오르게 한다. 시집가는 새색시가 수십 길 아래 새파란 물이 흐르는 절벽 위를 가자니 너무 겁이나 울면서 기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운일암’, 부여의 낙화암까지 뚫려 있다는 ‘용쏘’의 전설 등등.
거대한 바위들은 누군가 멋진 풍경을 그려내기 위해 옮겨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갖지만, 이곳에는 ‘족두리 바위’ 및 ‘천렵바위’, ‘대불바위’ 등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위치해 계곡의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꾸미고 있다.
<찾아가는 길>
금산 → 725번 지방도로 → 금산군 남이면 흑암리 → 진안군 주천면 용덕리 → 주천초등학교 → 운일암?반일암 주차장
<먹거리>
-더덕구이
산에서 직접 캐온 더덕을 향기 가득한 채로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먹는 더덕구이. 더덕의 순수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생으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덕에서 풍기는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씹히는 더덕의 맛에 한껏 취해본다.
더덕구이와 함께 먹으면 구수한 된장찌개와 산나물은 ‘밥 한 공기 더요’를 외치기 그만이다.
수락계곡
수락계곡을 찾기 전에는 대둔산을 돌산으로만 여겼었다. 우연한 기회에 대둔산을 취재하게 됐고, 대둔산의 숨은 비경 수락계곡을 알게 됐고 그 후로는 매년 여름이면 더위를 쫓아 친구들과 이곳을 찾곤 한다.
아무리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 햇볕에도 계곡 가까이 가면 찬 기운이 온 몸으로 불어온다. 계곡가까이 다가 갈수록 정말로 이곳이 한 여름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서늘한 기운이 한 여름을 밀어내기에 충분하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이곳은 한 여름에도 온몸이 오싹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는 물을 담그기가 어려울 정도다… 의심이 간다면 직접 와서 확인하시길…
또한 차갑고 깨끗한 물 속이 훤하여 자연의 깨끗함을 느낄 수 있다.
먼 백제시대에는 청장년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며 심신수련과 애국충절의 나라 사랑 정신을 함양하던 곳이기도 하다니 옛 조상들이 이미 점찍어 놓은 곳이 아니었나 싶다.
수락계곡 주변으로는 여러 개의 폭포들과 대둔산의 푸른 소나무, 기암괴석 등을 멋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보너스다.
<찾아가는 길>
서대전 I.C. → 1번국도(논산 방향, 우회전) → 연산4거리 → 벌곡 방향(좌회전) → 벌곡 면소재지 3거리(우회전) → 수락리 주차장
<주변 등산길>
한 여름의 더위를 쫓아 수락계곡을 찾았다면 대둔산 정상에도 도전 해보자. 약 60도 경사의 가파른 철제 계단인 220 계단이 절벽 사이로 길게 뻗어 있는데 이곳에서 대둔산 온 기념사진도 찰깍.
수락리 → 수락계곡 → 220계단 → 마천대(대둔산 정상) 4.7km 약 2시간 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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