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이운법회 후 일본 환부

  • 전국
  • 서산시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이운법회 후 일본 환부

고향 온 지 107일 만에, 서산 부석사에서 다시 일본으로 떠나
1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백일 친견법회 진행, 4만여 명 친견
참석자들, "한일 관계 발전, 문화재 환수 초석 기대" 한목소리

  • 승인 2025-05-10 21:57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1.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1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20250510_101458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20250510_102341
20250510_102752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1746839603018_temp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1746839648209_temp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1746840570141_temp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1
서산 부석사 설법전에서 10일 진행된 이운법회 사진


왜구에 약탈돼 647년 만에 고향집으로 돌아왔던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107일 만인 10일 이운법회를 마지막으로 다시 일본으로 떠났다.



이날 이운법회에는 이완섭 서산시장, 조동식 서산시의회 의장,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 조계종 총무원 진경스님, 수덕사 주지 도신스님,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 부석사 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법회가 열린 충남 서산 부석사 주변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뿌연 연무까지 펼쳐지면서 안타깝고 아쉬움 마음을 전하며 기구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운명을 대변했다.



부석사에 따르면 불상은 1330년 2월 고려 서주 부석사에서 32명이 조성했으며, 그 후 48년 동안 부석사에 모셔져 있다가 1378년 9월 왜구가 700여 척의 배를 몰고 와서 불상을 비롯한 문화재들을 약탈해 갔다.

1526년 5월 대마도에 간논지가 창건되면서 주불로 봉안되고 1973년에는 나가사키현 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12년 10월 문화재 절도범들이 국내로 밀반입했다가 처분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적발돼 몰수됐다.

그 때부터 부석사는 불상 소유권을 주장하며 12년 간 소송을 벌였지만, 대법원이 지난 2023년 취득시효를 인정해 간논지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은 부석사가 불상 소유자라고 인정했으나, 국제사법에 따라 취득시효 만료 시점 불상 소재지 법을 적용, 일본 민법을 따라 판결했다.

백일 친견법회는 대법원의 판결 후 단 하루라도 봉안하길 염원하는 부석사의 요청을 관음사가 허용하면서 이뤄졌으며, 부석사는 1월24일 불상을 모셔와 5월 5일까지 불자 및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친견법회를 가졌다.

이날 이운법회를 마치고 부석사를 떠난 불상은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환부돼 후쿠오카를 거쳐 간논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동안 4만여 명이 불상을 찾고 이 중 3만 명이 불상을 일본으로 보내지 말라는 서명에 참여했다.

원우 주지스님은 "약탈문화재나 본래 있던 장소를 떠난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정립되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일에 한일 양국이 협력해 세계적인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이야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석사에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기념관을 지어 1330년 2월부터 시작되는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기록·전시하고, 또 미래에 우리가 지향해야 될 문제들에 대해서 온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사회부장 진경 스님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떠나보내며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신도들을 보니 숙연해진다"며 "그러나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한일관계에 있어 맺혀 있던 불편한 부분들이 원만하게 풀리고 더 발전할 수 있다면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주경 스님과 수덕사 주지 도신 스님도 "이제 보살님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하실 것이고, 언젠가 뜻이 이뤄질 시기가 도래한다면 다시 모실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며 "한일 간 팽팽했던 긴장관계를 우호관계로 전환할 계기와 문화유산 환수·보전의 초석이 마련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신도들은 눈물을 훔쳤고, 김용주 신도회장은 발원문을 통해 "이곳에 모인 우리는 보살님의 슬픔을 걷어버리고, 환한 미소를 되찾아 드리고자 다짐한다"며 "보살님의 환지본처를 위해 지극한 마음과 굳센 신심으로 원력 세워 발원한다"고 말했다.

다나카 셋코 간논지 전 주지는 "불상을 우선 간논지에 모시고 이후 대마도 박물관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정기 교류·전시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본으로 보내지만, 지금이 끝은 아니라 생각한다"라며 "불상의 복제와 교류 전시, 나아가 언젠가는 제자리에 봉안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봉송법회 후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비공개 감정과 포장을 거쳐 문화재 특수운송차량에 실려 비와 안개에 휩싸인 부석사를 떠났다.

이날 원우 부석사 주지, 주경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총회 의장, 진경 사회부장 등은 이번 반환을 계기로 한·일간 관계 회복을 기원했으며, 해당 불상을 포함한 일본에 있는 약탈 문화재 또는 정상적으로 넘어간 문화재에 대한 정기적인 교류·전시를 주문했다.

또한 부석사 측은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복제품 2점을 제작해 1점은 연구용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1점은 처음 제작됐을 당시처럼 금동을 입혀 봉안하기 위해 3차원 스캔할 수 있도록 일본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부석사 측은 불상이 1378년 왜구에게 약탈당한 사실과 11년에 걸친 소유권 분쟁 끝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과정 등을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높이 50.5㎝, 무게 38.6㎏의 금동관세음보살좌상 결연문에는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4.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5.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1.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문화재단,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재창작 공연 개최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