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연소 모교 병원장의 깐깐한 제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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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초대석]오민석 대전대 둔산한방병원장 취임 6개월

  • 승인 2015-07-21 13:48
  • 신문게재 2015-07-22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재활의학 전공, 환자치유 보람
전국 유일 순수한방병원 자부심
인재양성으로 학교에 기여하고파
시험 어렵게 내고 학점 짜게 줘


지난 1월 16일 모교인 대전대 한의학과 1기 출신으로서 최초로 대전대 둔산한방병원장에 취임한 오민석<사진> 원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이에 대전대 둔산한방병원장실에서 오민석 원장을 만나 병원 운영 방침과 함께 극진한 모교 사랑과 제자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환자를 치유하는게 재미있고 보람있어=오민석 원장은 대학에 와서 한의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병원에서 환자를 치유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환자들이 치유되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크죠.”

오 원장은 한의예과 레지던트 시절 한방재활의학과, 내과, 부인과, 소아과, 침구과,사상의학과, 안이비인후과, 신경정신과 중'재활의학과'가 가장 비전있는 과로 생각돼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활'은 평생 건강을 의미하죠. 기대 수명과 실제 수명이 늘어나니까 복지가 향상될수록 재활에 대한 의미는 커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공 선택을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앞을 바라보는 심미안이 있나봅니다(하하하). 전 대기만성 스타일이죠.”

오민석 원장은 대전대 한의예과 1기 출신이라서 전공 선택이 그만큼 자유로웠다고 회고했다.

“그때 당시 보통 한의사라면 침 놓고 한약 지어주는 개념이 전부였는데 재활의학은 물리치료와 운동치료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 매력을 느꼈죠.”

오 원장은 “한방의료도 침과 약에만 의존하기보다 재활 치료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 복지 향상을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생 직업, 평생 직장인 한의사로 남기에는 아쉬움이 컸던 차라 좀 더 공부하면서 수련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에 대학병원에 남았다”는 오 원장은 “학교에 남기 전 페이닥터를 1년 해봤는데 수입은 4~5배 이상 많았지만 만족감을 못느꼈다”고 회고했다.

“제 스스로 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약장사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평생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던거죠. ”

자부심을 갖고 학교에 남았지만 수련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이 고생을 하나 싶어 중도탈락할 고비도 여러번 넘겼지만 그래도 스스로 선택한 길인지라 힘든 수련의 시절을 못견디고 중도탈락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병원과 학교에 남아 있는 대전대 한의예과 1기중 최초로, 최연소 둔산한방병원장이 되어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는 오 원장은 “둔산병원, 대흥동병원, 천안병원, 청주병원 등 4개의 병원중에서 대전대 한의학과 1기 출신이 둔산한방병원장이 된 것은 상당히 큰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늘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의사로서의 보람=“제가 인턴때도 대전대 한방병원은 유명했죠. 환자는 의사가 얼마나 운동을 시켜주느냐가 중요한데요. 걷지 못하던 환자가 재활의학 치료를 통해 걷게 됐을때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을 운동시켜 걷게 할때도 많은 만족감과 보람이 찾아오죠.”

오 원장은 그가 레지던트 시절 암과 중풍으로 함께 병원을 찾아 왔던 부부를 잊지 못한다.

“회생이 불가한 뇌종양 환자 남편을 열심히 간병하던 부인이 남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을때 부부사랑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많이 느꼈죠. 환자의 회복 속도는 자식과 보호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효자들은 부모의 재활을 성공시킵니다. 이런 보호자를 보면서 효가 뭔지 많이 느끼죠. 그런 면에서 수양이 많이 됩니다.”

▲철저하게 가르치는 교수=“환자들을 보는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훨씬 쉽습니다. 강의는 매번 준비할게 많고 어렵죠. 그래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대학에 남은거니까 최고로 잘 가르치고 싶어 많이 노력합니다. 매번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싫어서 강의준비를 매우 철저하게 열심히 하죠. 제가 준비를 열심히 한 만큼 학생들이 어영부영 공부했다가는 큰코 다칩니다(하하하). 학점도 절대로 호락호락 주지 않죠. 재학중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니까 학생들이 매우 힘들어하지만 나중에 졸업하고 나면 제대로 공부하고 나왔다고 좋아합니다. 지금 현재 저는 석사 6명, 박사 4명을 제자로 두고 있죠. 대개 교수는 강의하고 가르치는 교수와 연구하고 싶은 분야에 매진하는 연구교수, 그리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진료에 신경 쓰는 교수 등 세 부류로 나뉘는데 저는 제1번 강의하고 가르치는 교수쪽에 무게를 많이 둡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강의하기 위해 대학에 있는거니까요.”

▲대전대 한의예과 최초로 전국 단위의 한방재활의학과 학회장 되다=경희대, 대구대, 동국대, 원광대 한의대 출신들이 맡아왔던 한방재활의학과 학회장을 대전대 최초로 오 원장이 맡게 된 점에 대해 오 원장은 “초대 대전대 한방병원장이셨던 스승님이 한방재활의학과 초대 학회장을 하셔서 정통 적자임을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나부터 잘하자='성실'을 모토로 학창시절 내리 개근상을 받았던 오 원장은 '나부터 잘하자'라는 신념 아래 학생들에게 철두철미,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학점을 매긴다. 학생은 어찌됐든 열심히 공부를 해야 된다는 신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의대 학생들은 평소에 학교에서 공부를많이 시키는데 한의대 학생들은 학교 공부보다 사적인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오 원장은 “양방에선 학생들의 90% 이상을 임상에 수용할 수 있지만 한방은 10%도 채 수용을 할 수 없는 현실상황속에서 학생들이 수련할 기회가 없어 사적인 곳으로 가게 되는게 매우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시험도 항상 상향평준화 원칙에 따라 상향조정해서 출제한다”며 “저는 기본적으로 한의학을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제자들이 열심히 공부해주고 한의학을 발전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더욱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시험문제도 어렵게 낸다”고 말했다.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대전대 한의대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부하는 오민석 원장은 “대전대 한의대 1기 동기들과도 졸업 후 30년을 한결같이 친하고 가깝게 지내며 정기모임을 갖는다”고 전했다.

▲한방치료 잘하는 병원 소리 듣고 싶어=오 원장은 첩약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보험수가가 비싸면 첩약에 대한 의료보험이 적용돼야 된다”며 “처방의 가치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대전대 둔산한방병원이 한방치료를 잘하는 병원이란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한방치료를 믿고 치료를 받으셔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인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시설, 설비, 의료인 수, 친절함 등은 부수적인 겁니다. 침을 맞고 싶을때 둔산한방병원을 찾아오시도록 하는게 꿈입니다. ”

▲순수한방병원으로 전국 최고=오 원장은 메르스 사태 당시 아쉬운 점에 대해 “저희 병원은 메르스 환자들이 안 오셔서 덕분에 병원 문은 안닫았지만 환자분들이 열나고 기침날때 한방병원을 안 찾으시는게 대단히 섭섭했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한약을 먹는게 좋다”고 강조하는 오 원장은 “메르스로 인해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전국에는 경희대, 동국대, 대구대 등의 한의대가 있지만 모두 양한방을 같이 하는 대학들이고, 순수한방병원은 대전대한의대가 유일하다”고 말한 오 원장은 “매출액이나 환자 수도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전대둔산한방병원은 순수한방병원으로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 인프라 구축사업 성공=오 원장은 “대전대둔산한방병원이 정부로부터 한의학 인프라 구축 사업비를 받게 돼 올해 착공해 신관을 짓게 된다”며 “매년 10억원씩 5년동안 받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둔산한방병원 이미지를 시민들이 다가가기 편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좋게 하고 싶다”는 오 원장은 “침과 한약을 잘쓰는 병원이란 이미지속에서 삶과 건강의 혁신을 가져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소망=“한쪽 눈은 현실을 보지만 한쪽 눈은 10년 후, 20년 후를 본다”는 오 원장은 “10년 후, 20년 후에도 한의학이 사랑받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똑똑한 제자들을 많이 양성하면서 학교에 기여하고 싶다”는 오 원장은 “제자들의 앞길을 막지 않기 위해 자리에 미련을 두지 않고 용퇴를 결심할 수도 있을 만큼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제자들을 많이 사랑하는 만큼 저도 부드럽고 마음씨 좋은 교수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만 그보다 교육열이 우선이기 때문에 제자들을 공부로 괴롭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그만큼 감당할 각오가 돼 있다”는 오 원장은 “학생들에게 학점을 짜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제자들을 괴롭히는 데 대한 죄책감으로 제 몸을 혹사시키는 차원에서 마라톤을 했다”고 털어놨다.

“책임자로서의 중압감이 늘 가슴을 짓누른다”는 오 원장은 “제가 학교에 남게 되면서 늘 학생들에게 모범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교수가 멋있는 직업이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죠.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사소한 것 하나라도 느끼도록 해주고 싶어 옷도 신경써서 입고 다니는 편이랍니다. 제자들을 잘 가르쳐 훌륭한 한의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

▲오민석 원장은=1963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태어났다. 중앙시장에서 크게 철물점(영진철물)을 하시던 아버지 오재섭 전국철물점연합회 회장의 2남2녀중 차남으로 태어난 오민석 원장은 대흥초와 대전중, 서대전고를 거쳐 대전대 한의예과 1기로 졸업했다.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총무와 대전대 전임강사·조교수, 한방재활의학과학회 교육이사, 대전대학교부속한방병원 교육연구부장, 한방재활의학과학회 감사, 대전대 부교수, 한방재활의학과 학회 법제이사, 대전대학교청주한방병원 병원장, 한방재활의학과 학회 편집위원, 한방재활의학과학회 기획이사, 대전대학교 교수,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학 방문교수, 한방재활의학과학회 학회장, 대전대학교한의과대학 학장을 거쳐 2015년 1월16일 제9대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장에 취임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자문위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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