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허원도 그룹리더 연구팀(KAIST 생명과학과 교수)이 KAIST 한용만·김대수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광리모콘'으로 세포막에 있는 칼슘이온 통로인 칼슘채널을 여닫는데 성공, 이 기술이 적용된 쥐의 뇌에 빛을 쬐어 칼슘채널 개방을 유도해 쥐의 기억력을 2배 높였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9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칼슘이온은 세포성장은 물론, 신경전달이나 근육수축 등 거의 모든 생명현상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해지면 인지장애, 운동실조, 심장부정맥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빛의 강도와 노출시간에 따라 칼슘이온의 유입량과 잔류시간을 조절하고, 빛을 차단해 양방향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청색 빛을 흡수하면 무리를 이루는 식물의 광수용단백질에 칼슘채널을 활성화하는 동물(인간)의 조절단백질을 결합시켜 청색 빛에 의해 칼슘 채널이 열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융합단백질을 가진 쥐에 청색 빛을 쬐어주자 뇌로 유입된 칼슘이온에 의해 신경전달이 활성화되며 기억력이 2배 강화됐다. 전기충격 같은 자극이 있던 상황(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빛에 노출되지 않은 쥐에 비해 오래 지속된 것이다.
제브라피쉬, 줄기세포 등에서도 빛에 의한 칼슘 이온 유입이 나타나 이 기술이 다양한 곳에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로써 빛을 쬐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약물이나 전기자극을 대신해 칼슘이온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대량의 화합물 중 칼슘이온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찾아내는 신약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으로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한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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