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덤 몇개 더 넣었슈” 대목맞은 시장 설맞이 표정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르포]“덤 몇개 더 넣었슈” 대목맞은 시장 설맞이 표정

생선가게도 과일가게도 북적 “대목 장 볼땐 시장이 최고죠”

  • 승인 2016-02-02 17:56
  • 신문게재 2016-02-03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르포]농수산물·전통시장 설맞이 표정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앞둔 2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이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br />이성희 기자 token77@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앞둔 2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이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고추랑 파 얼마씩 해유?”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둔 2일 오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평일 오전시간임에도 시장 골목골목마다 설 준비를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과일과 채소 등을 실어 나르는 배달 오토바이가 연신 경적을 울리며 바쁘게 이동했다. 상인들은 사과, 배, 귤 등 선물용 과일세트를 점포 앞에 전시하느라 분주했다.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값싸고 맛좋은 과일이 있다”는 상인들의 외침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농수산물 시장 한 복판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설이 다가왔음이 피부로 느껴졌다.

생선가게 주인 김모(49)씨는 “이번 주부터 설 차례 음식 등을 사기 위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요새 인터넷으로 주문하거나 대형마트 배달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명절에 꼭 농산물 시장을 찾는 단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장을 둘러봤다. 각 점포에선 에누리를 해달라는 손님들과 흥정하는 주인들 간의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과랑 귤 만원어치나 샀는데 귤 조금만 더 얹어줘유.” “이미 손님 모르게 많이 담아드렸으니 좀 이해해 주셔유.”

손님의 끈질긴 부탁에 결국 과일가게 주인이 귤 5개를 더 담아주는 것으로 이들의 승강이는 끝이 났다.

과일가게 주인 윤모(45·여)씨는 “솔직히 가격에 맞는 양보다 조금 더 챙겨드리는데 이렇게 떼를 쓰시는 손님을 만나면 난감하다”면서 “그래도 더 신경써드리면 다음에 또 찾는 경우도 있어 기분 좋게 못이기는 척 요구를 들어주곤 한다”고 말했다.

건어물시장은 각종 제수용품을 사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손님들은 물건을 위아래로 들어 꼼꼼히 살피는가 하면 구매 목록을 적어온 메모지를 계속 확인했다. 가격을 깎아달라는 애교 섞인 부탁도 필수였다.

남편과 시장을 찾은 이모(33·여)씨는 “평소에는 집 근처 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마트, 백화점 등을 주로 찾지만 명절에는 농수산 시장을 찾는 편”이라며 “적은 가격이라도 깎을 수 있고 무엇보다 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동구 중앙시장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차례상에 올릴 채소와 과일, 생선, 고기 등을 살펴보기 위해 여러 가게를 옮겨 다녔고, 하나라도 더 팔려는 상인들의 외침과 흥정이 뒤섞여 설 대목을 실감케 했다.

정육집 주인 최모(38)씨는 “요새 손님들이 몰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기분은 좋다”며 “설 대목을 맞은 만큼 양질의 고기도 많이 판매해 매출도 올리고 손님들도 행복한 명절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2.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3.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4.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