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재 대표, 자동차 정비업자서 수륙양용보트 개발자로

김중재 대표, 자동차 정비업자서 수륙양용보트 개발자로

  • 승인 2016-02-21 13:24
  • 신문게재 2016-02-22 11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창조경제를 이끄는 현장을 가다]성동마린

낚시광인 김중재(60·사진)씨에겐 수십년간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바다낚시가 좋아 작은 보트까지 장만했는데 낚시 한번 가려면 보트를 바다로 운반하고 다시 뭍으로 끌어올려 놓아야 하는 게 여간 힘들고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그는 '물과 뭍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보트를 내손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일념으로 40년 밥줄이었던 자동차 정비 일을 그만뒀다.

이때 그의 나이 쉰다섯. 금산에서 평생을 바쳐 일궈놓은 정비공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모아놓은 재산을 탈탈 털어 보트 연구를 시작했다.

자동차에 대해선 자신이 최고라는 확신이 있었고 차의 작동원리를 조금만 보트에 적용하면 될 것 같았다.

예측은 쉽게 빗나갔다. 보트가 해상과 육상을 자유자재로 누비려면 주행환경에 따른 변환과 엔진구동, 조타방식 등 고려해야 될 게 한둘이 아니었다.

대당 3억원을 호가하는 해외 유명업체의 제품보다 더 혁신적인 보트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사이 여기저기서 끌어다 쓴 돈이 수십억원을 넘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요. 그런데 저를 믿고 같이 고생해준 직원들을 보면 차마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하루 3~4시간 쪽잠을 자가며 연구에 매달린 끝에 드디어 2014년 길이 7m짜리 수륙양용보트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김중재씨는 그해 성동마린을 창업하고 보트 모델명을 '프리어스(Free Earth)'라 지었다.

공간 제약 없이 제힘만으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보트를 만들겠다는 그의 숙원이 5년 만에 현실화된 것이다.

또 경쟁제품과 비교해 자동화시스템을 크게 향상시키면서 핵심부품을 보트 안에 매립해 내구성을 확보했다. 성능 대비 가격은 30~40% 저렴하다.

레저용은 물론 인명구조·화재진압·군 작전용까지 고객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보트를 제작할 수 있어 비즈니스모델 확장도 쉽다.

최근 프리어스 1대를 부산 영산대에 해양레저 전문인력교육 실습장비로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중재 대표의 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어부들을 위한 '수륙양용어선'을 만드는 것이다.

바다에 항상 묶어놔야 하는 어선은 해수에 의한 부식, 비바람 등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돼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제적인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어부나 선주들의 고통을 눈앞에서 보고 들으며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20여 년 낚시로 덧없이 세월만 낚은 게 아니었다.

김중재 대표는 “아내와 장성한 아들들이 이제 좀 편하게 살라는 말을 하지만 지금 내 나이가 요즘 세상 나이로는 마흔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국내에선 누구도 생각지 않고 가지 않으려던 길을 직원들과 함께 노력해 개척한 만큼 수륙양용보트 대중화와 기술 혁신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