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21일에는 군의회 예산 삭감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듯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산청군 집행부와 군의회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근심과 걱정만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와 의장이 기싸움을 벌이는 통에 주민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지역내 비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산청군의회는 2018년도 본 예산안 심사에서 집행부에서 제출한 예산 4075억 원 중 57억 1900만 원을 삭감했다. 이는 전년도 본예산 심사에서 24억 원이 삭감 된 것과 비교하면 2.3배 증가한 수치다.
이에 군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산청군의회가 산청군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 4075억 원 가운데 57억 1900만 원을 삭감해 주민숙원사업과 국·도비 확보사업 등 추진이 난항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부자산청, 교육산청, 관광산청, 녹색산청'을 위한 사업 추진이 위축돼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증진에 상당한 지장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우려를 표했다.
분야별 삭감금액은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에 26억 2000만 원이 삭감돼 가장 많은 예산이 삭감됐다. △문화 및 관광분야에 20억 1000만 원 △수송 및 교통 분야에 6억 원 △산업중소기업 분야에 1억 500만 원 △농림해양수산분야에 9300만 원 △임업 산촌분야에 7900만 원 △교육 분야 5000만 원 △일반공공행정분야 5000만 원 △사회복 지분야 2000만 원 △기타 3600만 원이 삭감됐다.
예산안 삭감으로 약초육묘장 및 한방가공제품 규격포장재 지원사업 등은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외에도 △동의보감촌 외곽 순환도로 개설공사 △평생학습 관 설계 △소룡산권 관광개발사업 △차탄농공단지 시설개선 △도시계획도로 정비 △석대~법하간 연결도로 확포장공사 △금서~지막도로 확포장공사 △산엔청쇼핑몰 택 배비지원 등 29건의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 졌다.
특히 주민들의 학습권 제공을 위해 추진 중이던 평생학습관 건립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해, 주민들의 평생학습에 대한 기대마저 져버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 가운데 소룡산권 관광자원개발사업, 차탄농공단지 펜스교체 및 차선도색 사업은 국도비가 지원되는 사업으로 군비 매칭 예산이 삭감돼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를 반납 해야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군 자체예산 중에서도 문화관광해설사 예산 등 문화관광분야 예산이 13억 원 삭감됨에 따라 산청관광홍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주요 도시계획도로 정비 예산 23억 원이 삭감되면서 2020년 도시계획도로 지정 실효를 앞두고 많은 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해 주민들은 "집행부의 주민숙원사업들에 대한 명분 없는 예산삭감은 군의원들의 자질이 의심된다"며 "그들은 산청 군민이 아닌가? 군민의 대표 권 한을 주었더니 주민들에게 피해만 주는 격이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군민이 행복한 산청을 만드는데 필요한 중요한 예산 심사에서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같다. 이는 군수 발목잡기나 공무원 길들이기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누구나 우려하던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집행부 또한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경남=장인영 기자 a0115502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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