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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용전네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불에 들어왔음에도 차량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 박은환 기자 |
차량 운전자들이 신호등이 황색으로 변할 때 다음 신호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데, 도로 신호등이 적색으로 변할 때 횡단보도에 바로 초록불이 들어오면서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자가 1일 대전 동구 용전네거리를 살펴본 결과, 용전네거리 신호등이 녹색등에서 황색등으로 바뀔 때 한 차량이 굉음을 내며 속도를 냈다.
굉음을 낸 차량이 횡단보도를 지나치기 직전 횡단보도 신호는 초록으로 바뀌었다.
지역민들은 이전부터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듯 좌·우를 살피고, 횡단보도 신호가 초록불로 바뀐지 5초가 지나서야 건넜다.
심 모(25·동구 가양동) 씨는 "횡단보도가 초록불이 들어와 건너려고 했는데 옆에서 친구가 붙잡았던 경험이 있는데, 이때 친구가 잡지 않았다면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차량들이 꼬리물기를 하자 횡단보도는 보행자와 차량이 한 데 뒤엉켰다.
횡단보도가 초록등으로 바뀐지 10초나 지났음에도 시민들은 건너지 못했다. 김 모(27·동구 용전동) 씨는 "이 횡단보도 거리는 왼쪽에서 진입하는 차량 신호등이 끝나면 바로 횡단보도 녹색등으로 켜지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주시하면서 건넌다"며 "차량이 꼬리물기라도 하면 차량에 치일까 무서워 다음 신호에 건넜던 적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황색 신호는 진입 중인 차량에게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는 신호를 주고, 진입 전 차량에게는 멈춤 신호를 준다.
정지선 이전에 황색 신호가 켜지고 교차로를 통과하면 법규 위반인 셈이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통상 6분가량 걸리는 신호 탓에 빨리 가기 위해 속도를 높여 보행자를 위협하기 일쑤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횡단보도 녹색등이 켜지는 시간을 차량 신호가 빨간등으로 들어온 뒤 간격을 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범규 대전세종연구원 교통계획 선임연구원은 "신호 간의 여유시간을 늘리거나, 신호체계순서를 바꾼다면 차량과 보행자 간의 사고 위험도 줄이고, 차량과 차량 사이의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횡단보도 보행시간 변경이나, 신호체계를 변경하기 위한 교통 신호 운영은 대전시와 함께 합동점검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위험성이 있는 곳은 점검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원기·박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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