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다른 곳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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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다른 곳도 '예외 없다'

대전역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으로 10명 부상 병원 이송
역주행 방지 장치 설치에도 작동 늦어지며 시민들 다쳐
각자 운영 주체 다르다보니 콘트롤 타워 부재로 '심각성'
전문가 "기술적 부분이다 보니 세심한 관심 필요" 목소리

  • 승인 2018-04-30 17:51
  • 신문게재 2018-05-01 5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에스컬레이터
대전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일어나면서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에스컬레이터에서 장난을 치는 등의 행위로 사고가 왕왕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역주행 사고가 일어난 건 처음이다.

30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께 대전역 11~12번 플랫폼 사이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승객 28명 중 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동인구가 많은 대전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한 것은 지역에서 첫 번째 사고다.

코레일 측은 "구동 체인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탑승객 하중에 밀리면서 역주행했고, 부상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며 "역주행 방지 장치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지역 곳곳에 내재 돼 있다는 점이다.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 장치는 지난 2014년 7월 이후 설치가 의무화됐는데, 현재 대전지역 에스컬레이터 897대 중 90여 대만이 방지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2014년 7월 이전에 신규로 설치된 지역 곳곳의 에스컬레이터는 역주행을 막아줄 장치가 없을 가능성이 농후해 대전역처럼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역주행 방지시설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화점이나 마트, 공공기관 등 각자 에스컬레이터 관리를 하는 업체가 달라 전체 에스컬레이터 현황만 나올 뿐 방지장치가 제대로 설치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대전역 에스컬레이터도 2011년 신규로 설치하고 역주행 방지 장치도 포함됐다. 그러나 역주행 방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확인이 안돼 현재와 같은 사고로 애꿎은 10명의 시민이 부상을 당했다.

기차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신 모(25·대전 서구 괴정동) 씨는 "얼마 전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 혹시 나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가 저렇게 다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엄습했다"며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나 시 차원에서 대비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 운영 주체의 꼼꼼하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5년 전 경기도 분당 지하철 야탑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3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홍콩 등 해외에서도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끊이질 않는 만큼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형복 대전세종연구원 도시안전연구센터장은 "이번에 대전역에서 일어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같은 경우 문제점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상이다 보니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점이 있었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점검을 할 수 있는 인력 등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원기·조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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