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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 DB |
김 전 총리의 말은 간결하면서도 묵직했고, 무게가 있었다. 그런 만큼 그가 던진 말 한마디의 영향은 무척 컸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충청도 핫바지론'이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지난 1995년 김 전 총리는 "충청도가 핫바지냐"며 지역 민심을 흔들었다.
이 발언은 영·호남에 밀리던 충청의 정서적 소외감을 자극했고, 지역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게 된다.
그 결과, 김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돌풍을 일으키며 충청권을 석권했다.
자민련은 다음해인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충청을 재석권하고, TK(대구·경북)에서 선전하는 등 돌풍을 이어갔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남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도 유명하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2인자였던 김 전 총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신군부 등장으로 김 전 총리의 '대망(大望)'은 다시 가로막히게 된다.
이때 김 전 총리가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 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었다.
정계은퇴 뒤엔 후배 정치인들에게 '정치는 허업(虛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열매를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정치인이 먹는 건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사진집 출판기념회에서도 이 말을 했는데, 이때 "정치의 열매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돌려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역사 앞에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김종필 전 총리는 23일 별세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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