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누각으로 쓰인 문화재자료 백운루 관리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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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누각으로 쓰인 문화재자료 백운루 관리공백 우려

둔곡동 사찰 발길 끊긴지 4개월째
사찰 누각으로 쓰인 백운루도 쓸쓸이
"소유종중과 관리방안 논의해 세울 것"

  • 승인 2024-01-18 17:14
  • 신문게재 2024-01-19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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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문화재자료인 백운루가 이를 관리하던 사찰에 발길이 끊기면서 관리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 둔곡동 한 사찰이 주지스님과 신자들의 발길이 끊긴 채 4개월간 방치되면서, 해당 절이 점유해 관리하던 대전시 지정 문화재자료 백운루의 관리공백이 우려된다. 조선 초기 문신 성몽정의 재실로 건축돼 2층의 문루 중 당시의 건축양식 원형을 간직한 보기 드문 건축물이 빈 사찰과 함께 덩그러니 남은 실정이다.

18일 대전 유성구 둔곡동에 위치한 한 사찰은 오가는 발길이 오래전에 끊겼는지 마당에 낙엽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두꺼운 방석 옆에 목탁이 그대로 놓인 채, 주인이 자리를 비운 집처럼 툇마루 밑에는 아무 신발도 놓여 있지 않았다. 과학벨트 개발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해 오가는 사람이 워낙 적은 곳이라 사찰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게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이날 찾은 사찰에는 등기우편물 전달을 위해 우체국에서 방문했다는 방문증만 출입구에 여러 장 붙어 있었다. 다만, 경찰은 특별한 사고나 신고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주민은 "작년부터 주지가 보이지 않고 신자도 찾아오지 않아 사실상 발길이 끊긴 지 몇 개월 됐다"라며 "주지가 이렇다 할 예고를 한 게 아니어서 어떤 이유인지는 주민들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곳 사찰은 대전시 문화재자료 제54호인 백운루를 점유해 사용하면서 관리하던 곳으로 사찰에 발길이 끊기며 문화재자료 관리에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백운루는 하산군 성몽정(成夢井, 1471~1517)의 재실로 건립된 건물로 알려졌는데, 성몽정은 1506년 중종반정에 참여하여 정국공신이며 공조참판 등을 역임한 조선 초기의 문신이다. 1층은 자연석 주춧돌 위에 원형 나무기둥으로 이뤄졌고, 2층 강당 형태의 문루에 올라 주변 풍경을 바라보기 좋게 여러 개의 창이 놓여 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에서는 재실이 건립되기 전부터 이곳에 절이 있었으며 후에 백운루라고 칭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글을 가르치고 강론을 하는 곳으로 사용됐는데, 1층에서 출입해 2층 강당 건축은 이 지역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건축 형태로 2009년 문화재자료에 등록됐다.



대전시는 종중 소유의 문화재자료를 관리하던 사찰에 주지 부재 상황을 파악하고, 그사이 훼손되거나 파손된 곳은 없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자료를 관리하던 주체가 부재한 상태라면 해당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인 종중과 협의해 관리방안을 새롭게 마련하겠다"라며 "문화재관리단이 지난달에도 방문했으나 관리상의 특이점 없이 유지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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