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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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백야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43.

  • 승인 2018-02-0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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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야 중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그레고리 하인즈의 모습.
영화 '백야'는 1985년에 미국에서 제작되었고 우리 한국에서는 1986년 9월에 개봉되었던 벌써 30년이 넘은 오래된 영화이지만 분명 이 영화는 명화이다. 세계적인 명 여배우 헬렌 미렌의 남편이자 <어게 인스트><라밤바>그리고 <레이>등을 제작, 감독하여 아내 못지 않은 명성을 가지고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테일러 핵포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세기의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그레고리 하인즈 쇼의 진행자이자 토니상을 수상했던 '그레고리 하인즈' 그리고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로서 세기의 미녀인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주연하여 세계인의 가슴 속에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던 영화 <백야>의 영화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픽션인지 넌픽션인지 모를 정도로 소련 출신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실제 상황과 가상적인 상황을 교묘하게 엮어나가면서 불과 상영 5분도 채 되지않는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을 사로 잡는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정통 발레의 순수 예술성과 미국 헐리웃의 엔터테인먼트한 시나리오 구성을 절묘하게 연출하여 시네마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관객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하는 그런 명화이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매우 단순하다 소련을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했던 세기적인 발레르노 니콜라이(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분)가 동경으로 공연을 가던 중에 비행기 추락사건으로 소련영토에 불시착하는 바람에 소련의 정보기관에 붙잡히게 되고 그곳에서 베트남 전쟁에 항의하여 소련으로 망명한 미국 출신 흑인 댄서 레이몬드(그레고리 하인즈 분)와 그의 러시아인 아내 다냐(이사벨라 로셀리니)를 만나서 같이 공연을 하다가 자본주의적 자유와 사회주의적 평등이라는 이념적 갈등의 혼선으로 처음에는 불화하다가 결국 현실적인 삶의 진정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유이념의 가치를 선택하고 함께 소련을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이해를 돕기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발레르노 니콜라니는 소련을 탈출하여 자유서방국가를 순회하며 세기의 스타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일본 동경에서의 발레공연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가던 중 시베리아 상공에서 갑자기 비행기의 기체 고장으로 인해 소련영토인 한 섬으로 불시착을 하게 되는데 이 사고로 니콜라니는 머리 부상을 당하여 의식을 잃게 된다. 그리고 며칠 후 의식에서 깨어난 니콜라니 앞에 소련 정보국 KGB의 실세인 차이코 대령(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분)이 서있었다. 이에 니콜라니는 자기의 신분은 이제 미국인이며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애써 주장하지만 차이코 대령은 니콜라니에게 조국인 소련을 배신하고 적국인 미국으로 불법 망명한 죄인일 뿐이라고 몰아부치며 니콜라이의 항변을 묵살한다.

그리고 니콜라이에게 다시금 옛날처럼 소련의 최고 발레르노로서의 대접을 해줄테니 모스크바 카로프 극장으로 돌아오라고 회유한다. 그리고는 그 불시착했던 작은 섬에서 주민들을 위해 연극과 탭댄스를 하며 다냐라고 하는 소련인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무명의 배우인 레이몬드에게 니콜라니를 돌보게한다.

이 레이몬드는 니콜라이와는 반대로 월남전의 참상과 인종차별에 불만을 가지고 부대를 탈영, 소련으로 망명한 탭댄서이다. 이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차이코 대령은 레이몬드로 하여금 니콜라니를 감시하고 회유하라는 임무와 함께 만약 실패할 경우 중노동하는 채석장으로 보내겠다고 협박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스크바로 옮겨져 함께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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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속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헬렌 미렌
모스크바로 돌아온 니콜라니는 과거 애인이었던 전설적인 발레리나인 가리나(헬렌 미렌 분)와 재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8년간의 긴 이별이였지만 아직도 서로간의 감정을 지우지 않은 채 자유세계에서의 막힘없는 예술의 자유성을 강조하는 니콜라이와 사회주의 체재 안에서도 얼마든지 발레예술의 정통성을 향유할 수 있다는 가리나의 엇갈린 주장에 마음 아파한다.

바로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잊지못할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춤을 감상할 수는 명장면을 만나게 된다. 니콜라니는 소련 저항가수인 '블라디미르 비소츠키'가 부르는 [뒷걸음질 치는 말]이라는 노래를 튼다.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러한 주제의 노래로서 무대에서 춤을 출 수가 없는가>라고 가리나에서 항변하고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니콜라니에 대한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된 사회주의 안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가리나는 니콜라니의 이 춤을 보면서 끝내 통곡한다. 니콜라니 역시 춤을 추면서 흐느껴 운다.

참고로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는 사회주의 국가의 억압적인 정치권력에 대항한 노래들을 많이 부른 저항가수로서 지금도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에서는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전설적인 가수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배경이 되는 그 시대에는 그의 노래가 모두 금지곡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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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장면은 매우 상징적인 장면으로서 자유를 갈망하는 예술가가 저항가수 노래에 맞추어 역동적인 안무를 보여준다. 그리고 니콜라니를 위한 또다른 회유책으로서 소련예술가 동맹위원회에서는 니콜라니와 레이몬드로 하여금 서로의 춤을 배우게 해서 혼합된 무대로써 사상적인 정신세계를 일치시키고자 전략을 꾸민다. 하지만 니콜라니의 정통발레와 레이몬드의 실용적인 탭탠스의 이질적인 형태가 예술이라고 하는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이들은 우정을 느끼게 되고 오히려 평등보다는 자유를 선택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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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도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팝 댄서인 '그레고리 하인즈'가 펼치는 이색 댄스의 진수로서 관객들은 감탄을 연발한다. 이 후 이들은 미국으로의 망명을 시도하게 되는데 니콜라니의 첫사랑인 가리나가 사랑하는 연인의 망명을 돕기위해 미대사관 직원에게 파티장에서 비밀리 협조를 요청한다. 또 니콜라니의 메니저 역시 모스크바 주제 미국대사관으로 국제관련 취재기자들을 모아 니콜라니의 귀환을 위해 노력을 한다. 이 때부터는 헐리웃의 내로라하는 감독중 하나인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헐리웃스타일의 스릴을 느끼게 하는 탈출 명장면을 보여준다. 바닥의 양탄자를 풀어 밧줄을 만들고 차이코 대령과 감시병들의 눈을 피해 창문으로 줄타기하며 대사관직원이 기다리고 있는 다리 건너편 까지 가는 동안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 또 친구 니콜라니와 임신한 아내 다냐를 위해 스스로 차이코대령에게 자신을 노출시켜서 붙잡혀가는 레이몬드, 미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니콜라니와 다냐에게 피투성이가 된 레이몬드를 인질로 앞세워 그들도 망명을 포기하게 할 때 세계언론의 힘으로 차이코 대령이 스스로 사회주의의 이중성을 드러내며 레이몬드를 풀어주는 장면 등은 가히 이 영화가 명화임을 느끼게 해준다.

발레를 통해 예술과 영상이 만나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백야>라는 영화를 통해 전설적인 발레르노의 이미지보다도 세계적인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는 이 후 <지젤>을 비롯한 많은 영화에서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었고 그의 상대역이였던 레이몬드역의 '그레고리 하인즈'는 본래 빈민가에서 태어나 가난 속에서 성장, 8살 때부터 생계를 위해 텝댄스를 춰야했던 그는 성장후 연극배우가 되어 토니상까지 수상하게 되었고 이 영화 <백야>출연 이 후 자신의 이름을 딴 <그레고리 하인즈 쇼>라는 T,V토크쇼를 진행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하지만 암투병으로 고생을 하다 2003년 향년54세의 일기로 세상을 뜬 배우이다. 또 핵포드 감독의 아내로서 우정출연한 니콜라니의 첫사랑 가리나역을 해낸 배우는 우리가 잘아는 <우먼인 골드>의 '헬렌 미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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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속 그레고리 하인즈와 이사벨라 로셀리니
또 이 영화에서 가장 인물캐릭터를 연기로서만 잘 소화해낸 레이몬드의 소련아내 '다냐'역을 맡은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카사블랑카>로 잘알려진 세기의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이탈리아의 거장 '로베르트 로셀리니'의 딸로서 출연당시 그녀는 프랑스의 "랑콤"화장품의 톱모델로서 세기의 미녀라는 칭호가 항상 따랐던 배우이다. 지금은 60대 후반의 할머니로서 그녀의 딸 '에레트라 비더만'이 가문의 대를 이어 영화 <조이>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낯잊은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 주제곡으로 삽입된 라이오넬 리치가 부른 'Say You Say Me'는 영화 만큼이나 유명한 곡으로서 그해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고 빌보드 챠트에서 무려 4주 동안이나 1위를 차지한 곡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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