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린 나무를 위한 산에서의 '풀베기' 작업의 중요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어린 나무를 위한 산에서의 '풀베기' 작업의 중요성

박병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 승인 2019-09-08 14:25
  • 신문게재 2019-09-09 20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박병배 충남대 교수
추석을 맞아 산소에 벌초를 하러가는 사람들이 많다. 백중(음력 7월 15일) 이후에는 풀의 성장이 멈추기 때문에 추석 전에 벌초해두면 비교적 오랜 기간 유지되기 때문이다. 벌초를 하지 않으면 산소가 보기 흉해 자손이 없는 묘로 여기기도 하고, 자손이 있음에도 벌초를 하지 않는 행위는 불효로 간주되기도 했다.

조상을 위한 벌초처럼 숲에서 자라나는 어린 나무들을 위해 벌초와 같은 풀베기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이 예초기로 풀을 깎는 방법은 벌초와 비슷하나 그 목적은 다르다. 풀베기는 조림지 내 임목이 일정한 크기에 이를 때까지 일정 기간 잡초목을 매년 1~2회 잘라주는 작업을 말한다. 잡초목 피압으로 인한 어린 나무의 생장저해나 잡초목에 의해 토양 중 양분이나 수분이 뺏기는 현상 등을 막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어린 나무를 조림한 곳은 주로 큰 나무가 없고 햇빛이 잘 들어 풀이 왕성하게 자라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풀베기를 해야 조림목이 햇빛과 양분, 수분 등을 충분히 흡수해 성장할 수 있다.

풀이 자라는 양과 시기는 기상환경과 연결되어 있어 풀베기는 대부분 한여름에 이루어진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뜨거운 태양열로 일사병을 걱정해야 될 정도의 날씨에서 어린 나무들을 피해 풀만 베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작업을 하다가 조림목이라도 하나 날아가면 큰 낭패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워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풀베기 작업은 새로운 산림 조성의 성패를 결정하는 필수적 요소다. 이후에 이루어지는 어린나무 가꾸기, 솎아베기 등 임목의 직접적인 보육작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전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연1회 실행지는 5~7월에 실시하고, 연 2회 실행지는 8월에 추가로 실시할 수 있으며 9월 초순 이후 풀베기는 피한다. 조림수종에 따라 생장주기가 서로 다르므로 각 수종에 적합한 시기에 행해야 한다. 지역별 권장 시기는 온대남부는 5월 중순~9월 초순, 온대중해-풍해의 위험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좀 더 일찍 풀베기를 실시해 겨울동안 주위의 잡초목에 조림목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9월 이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풀베기 방법에는 모두베기, 줄베기, 둘레베기가 있다. 모두베기는 조림지 전면의 잡초목을 베어내는 방법으로 임지가 비옥하거나 식재목이 광선을 많이 요구하는 소나무, 낙엽송, 강송, 삼나무, 편백 등의 조림지 또는 갱신지에 적용한다. 줄베기는 조림목의 식재열을 따라 약 90~100cm 폭으로 잘라내므로 모두베기에 비해 비용과 노력이 절약된다. 한해-풍해 등이 예상되는 지역에 실시한다. 둘레베기는 조림목 주변을 반경 50cm 내외의 정방형 또는 원형으로 잘라내는 방법으로 강한 음수이거나 군상식재지 등 바람과 한해에 대해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경우 적용한다.

풀베기 적용기간(횟수)은 조림목이 주위 다른 식생과의 경쟁에서 벗어날 때까지 실시한다. 수종과 입지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생장이 빠른 속성수는 식재 후 3년간, 어릴 때 생장이 느린 장기수는 5년간 실시한다. 조림목의 수고가 풀베기 대상물 수고에 비해 약 1.5배 또는 60~80cm 정도 더 클 때까지 하는 것이 적합하다.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는 아이를 성인이 될 때까지 정성껏 양육한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나무를 심으면 일정기간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잡초목 등을 제거해 주어야한다. 이렇게 정성껏 가꾼 산림은 우리에게 목재와 수원함양, 산림휴양, 재해방지 등 공익적 기능을 제공해 준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무려 126조원으로, 국민 한 사람이 연간 249만원의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나무를 심는 것 이상으로 나무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에 심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숲가꾸기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박병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0시 축제 기간, 시내버스 29개 노선 우회 운행한다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의 문화예술,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
  3. [날씨] 주말까지 찜통더위…강한 소나기 내리는 곳도
  4. '벼랑 끝 승부'…대전하나시티즌, 27일 대구FC와 격돌
  5. 세종-청주 광역버스 8월 3일부터 운행 시작
  1. 굿네이버스 충남지부, 2024년 좋은이웃 후원회 위촉식 진행
  2. 농진청, 대규모 논콩 생산단지 재배 안정화 도모
  3. 순천향대천안병원,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1등급 획득
  4. 대전 서구, 부실공사 방지 신고센터 운영
  5. 대전 신탄진변전소 화재… 1만 3242세대 정전 불편

헤드라인 뉴스


대전 0시 축제 기간, 시내버스 29개 노선 우회 운행한다

대전 0시 축제 기간, 시내버스 29개 노선 우회 운행한다

대전시는 8월 7일부터 '대전 0시 축제' 행사 관계로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 중앙로와 대종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됨에 따라 이 구간을 통과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우회 운행 조치한다고 26일 밝혔다. 우회하는 버스는 급행1·2·4번, 101번, 103번 등 통제 구간을 경유하는 29개 노선 365대다. 이들 버스는 오는 8월 7일 첫차부터 17일 막차까지 대흥로·우암로 등으로 우회하게 된다. 시는 버스 우회로 인한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선별 임시 승강장을 별도로 마련하고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통해 버..

윤석열 대통령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것이 저출생 극복의 길”
윤석열 대통령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것이 저출생 극복의 길”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것이 저출생 극복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방에 과감한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특히 외국인의 정착과 경제활동을 위한 지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청에서 제7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구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도전 중 가장 큰 도전”이라며 “저출생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맞물리면서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년들은 출산은 고사하고 결혼도 꿈꾸기..

대전 기성동, 부여·금산, 보령 주산·미산면, 옥천 등 11곳 특별재난지역 선포
대전 기성동, 부여·금산, 보령 주산·미산면, 옥천 등 11곳 특별재난지역 선포

집중 호우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충남 금산군과 부여군, 충북 옥천군과 전북 익산, 경북 안동 등 11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됐다. 대전 서구 기성동과 충남 보령시 주산면·미산면, 전북 군산시 성산면·나포면, 전북 무주군 무주읍·설천면·부남면, 경북 김천시 봉산면, 경북 영양군 청기면 등 10개 읍면동도 포함됐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2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관계부처의 전수 정밀조사 결과를 반영해 11곳을 추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전했다. 앞서 7월 15일 충남 논산시와 서천군, 충북 영동군, 전북 완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모처럼 맑은 하늘 모처럼 맑은 하늘

  • ‘여름 휴가는 대전으로’…대전 0시 축제 자원봉사 발대식 ‘여름 휴가는 대전으로’…대전 0시 축제 자원봉사 발대식

  • ‘새소리와 함께 책 속으로’…숲속의 문고 개장 ‘새소리와 함께 책 속으로’…숲속의 문고 개장

  • ‘여름이 즐겁다’…도심 속 물놀이장 속속 오픈 ‘여름이 즐겁다’…도심 속 물놀이장 속속 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