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클로 삶 나누기 |
![]() |
교사연구회활동 |
![]() |
교사공동체활동 |
대전구봉중학교(교장 이용희)는 매주 화요일을 '공동체의 날'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하교하고 난 후, 교내 곳곳에서 각 학년을 중심으로 교사공동체들이 모여 수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 중 1학년 교사학습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2019학년도 좋은수업나눔연구회, 두런두런(Do Learn, Do Run)'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함께 공부하고 연구한 것(Do Learn)을 '두런두런' 나누어 교실 수업으로 운영(Do Run)해보자는 의미이다.
두런두런연구회에서는 1학기에 서로 관계를 쌓아가는 공동체 활동과 함께 수업나눔에 대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서클을 통해 기반을 다지고, 2학기에는 일상의 수업을 나누면서 교실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교사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 걸음, 공동체 안에 안전지대 만들기=교사가 학교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수업, 생활지도, 업무 등 가장 어려운 점은 스마트폰, 유투브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들이 계속해서 교실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과 경험의 내용이 다른 세대인 학생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계획해야 하고, 그 속에 교육의 방향성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야 한다.
좋은 수업을 위해 일상의 수업을 나누고, 그 가운데 깊이 숨어있는 수업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신뢰가 필요하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같은 교무실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쌓이는 신뢰도 있다. 하지만 기쁨과 아픔을 나누기 위한 공동체로 서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든 판단받는다는 염려 없이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두런두런연구회는 수업시간에 학급 세우기, 모둠 세우기 등 학생들과 했었던 활동들을 교사들이 함께 하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웃음을 주고 받으며 교사들이 한결 끈끈해질 수 있었다. 마음에 울림을 주는 시, 관계를 쌓기 위한 여러 보드게임을 활용하여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나누기도 했다.
▲두 걸음, 수업나눔의 개념 쌓기='좋은수업'을 소망하지 않는 교사가 과연 있을까? 교과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수업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은 교사로서 갖는 당연한 욕구이며, 교실에서 수업을 잘 한다는 것은 교사의 자존심이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수업장학, 수업컨설팅 등 수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한 시도는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수업 전후에 수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수업협의회도 수 없이 진행했다. 그러나 수업공개와 협의회를 경험했지만, 이를 통해 성장했다는 고백을 자주 듣기는 어렵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수업을 공개하고 나서 겪은 불편함이 커 수업을 공개하는 기회가 생겨도 선뜻 나서기보다 뒤로 물러날 때가 더 많은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이러한 수업공개에 대한 부담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연구회 회원들은 '나와 공동체를 세우는 수업나눔(김효수 외/좋은교사)'을 함께 읽고, 수업나눔의 본질과 의미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나눔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나누고, 의미 있는 수업나눔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함께 점검하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세 걸음, 교실의 문 열기=2학기가 시작하고 본격적인 수업나눔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만들어낸 준비된 수업이 아니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일상 속 수업의 한 지점을 나누었다. 하나의 수업을 공동체의 모든 교사가 함께 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수업교사는 같은 수업내용을 다루는 여러 반의 수업을 공개한다. '수업친구'들은 각자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수업을 보고 나서 수업나눔 모임에 참여하였다.
수업교사는 수업 전 자신의 고민, 수업을 하는 학급의 상황, 수업을 하는 단원과 수업의 흐름을 간단히 정리한 성찰지를 미리 작성한다. 수업 전 성찰지는 수업을 하는 교사의 시선으로 수업을 바라보게 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한다.
수업친구들은 수업교사의 시선에서 한 차시의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한다. 특별히 교사가 고민하는 부분이 수업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수업에서 배움이 일어나는 혹은 막히는 지점은 어딘지 찾으며 수업을 바라본다.
수업나눔 모임에 함께한 수업친구들은 수업교사의 수고를 격려하고, 고민에 공감한다. 수업친구들의 격려에 힘입어 수업교사는 스스로의 수업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전과제를 찾을 수 있다. 수업교사의 고민에 함께 머무르며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수업교사는 다시 교실에 들어설 힘을 얻는다.
두런두런연구회 회원들은 방송이나 책 속에 등장하는 최고의 화려한 교사들은 아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고민하며 수업을 통해 만나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교실 속 작은 영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자로서 같은 꿈을 꾸며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기대하며, 동료교사와 함께 나아간다면 그 길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