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바다만큼 풍요로운 어느 서해안 섬의 민속학… '황금담치, 외연열도 사람들'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바다만큼 풍요로운 어느 서해안 섬의 민속학… '황금담치, 외연열도 사람들'

강성복 지음│민속원

  • 승인 2019-10-25 08:54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황금담치
 민속원 제공
황금담치, 외연열도 사람들

강성복 지음│민속원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바다란 어머니이며 바닷물은 그 어머니에게서 나온 기적의 우유'라고 했다. 바다의 풍요로움에 대한 감탄과 찬사가 담긴 표현이다. 그 넉넉함이 바다 위 외딴 섬에서도 사람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충남 보령시 서해의 끝자락에 떠 있는 30여 개의 섬과 바위섬을 일컫는 외연열도는 바슐라르의 표현에 잘 어울리는 섬이었다. 지난날 '고기를 깔고 앉았다'는 어민들의 말이 과언이 아닐정도로 어장은 풍요로웠다. 그러나 육지와 먼 낙도는 오랜 세월 빈곤과 가까웠다. '외연(外燃)'이라는 이름처럼 '연기가 피어나듯 해무에 휩싸인 외로운 섬'은 2008년 TV의 기행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낙도체험 탐방객들이 찾는 여행지로 떠올랐다.

충청민속문화연구소 소장이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처음 외연열도를 찾게 된 까닭이 자책감 같은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이전에 외연도와 관련된 몇 편의 글을 쓰면서 현지답사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던 것. 본래 섬을 찾은 이유는 개인의 치유에 가까웠지만 민속 연구자로서 그의 본능은 섬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삶의 기록을 촘촘히 적어 내려가게 했다. '외연열도를 통해 변화하는 서해안 어촌사회를 조망하고, 서해안 어로민속과 해양문화의 전통 속에서 외연열도의 역동적 모습을 수면 위로 드러내'겠다는 목적이 생겼다. 이후 현지조사가 수십 차례 이어진다.

책은 외연열도를 읽는 열두 가지 문화코드라는 프롤로그 삼아 섬마을의 상징적인 키워드를 사회사·문화사의 시선으로 먼저 풀어낸다. 이어 1장에서는 외연열도의 지리와 자연환경, 지명유래를 살피고 2장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는 역사, 3장은 어촌계의 역할, 4장은 어족자원과 어업생산력을 다룬다. 5~6장은 서해안 당신앙의 마지막 보루인 외연열도 당제에 대한 현지조사 및 참여관찰 기록이다. 7장은 세시풍속과 민간신앙을 갈무리하고 8장은 섬에서 채록한 소리와 구비전승 자료를 담았다. 부록으로 설정한 '외연열도 작은 문화사전'은 어로기술, 사회조직, 방언 등 현장에서 채록한 단어들을 주제별로 간추려 섬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붙인 '황금담치'라는 제목의 의도는 지속가능한 어촌공동체의 구현에 대한 바람이다. 담치는 홍합의 별칭이다. 적정한 채취로 제값을 유지하는 외연열도의 담치는, 바다라는 공유자원을 어촌공동체가 남획하지 않고 이용할 때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한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존재다. 책장마다 세심한 관찰기록과 생생한 섬사람들의 목소리가 파도친다. 바다만큼 풍요로운 외연열도의 삶과 어로문화가 그 너머로 넘실댄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인구 71만명 돌파
  2. 기나긴 공방 끝, 지천댐 건설 동력 확보… 기후부, 충청권 메가프로젝트 용수 수요에 '다목적댐' 추진
  3. 교육비 격차 벌어졌는데 장학금은 평균 웃돌아… 대전 대학 엇갈린 지표
  4. "몸무게 23.6㎏ 저는 대전샛, 우주탐험 준비마쳤어요"
  5. 충남대 국립공주대 통합신청서 통과…구성원 찬반투표 본격화
  1. 특진·포상 받은 수사, 무죄 나면?… 경찰개혁 ‘사후검증’ 과제
  2.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목원대, 전공의 벽 허물고 AI 대학으로 혁신
  3. [교단만필] 가을에 피는 꽃을 어찌 늦다 하겠는가
  4. 아이 백일 앞둔 부부, 난임치료와 조산까지 도운 건양대병원에 기부금
  5. [사이언스컬럼] 이제 과학자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헤드라인 뉴스


특진·포상 받은 수사, 무죄 나면?… 경찰개혁 ‘사후검증’ 과제

특진·포상 받은 수사, 무죄 나면?… 경찰개혁 ‘사후검증’ 과제

경찰 송치 이후 불기소나 무죄로 뒤집힌 사건까지 추적해 기존 수사 성과를 다시 평가하는 시스템 마련이 경찰개혁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이 사건 무작위 배당과 수사심사 강화, 우수 수사관에 대한 포상·승진 확대 등을 추진하는 만큼 잘한 수사뿐 아니라 결과가 뒤집힌 수사도 사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검거나 수사 실적으로 특별승진이나 포상을 받은 뒤 해당 사건이 불기소나 무죄로 끝난 경우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할 것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경찰 범죄 수사..

담배꽁초 하나에 유성 카센터 2억 화재… 항소심도 벌금 500만원
담배꽁초 하나에 유성 카센터 2억 화재… 항소심도 벌금 500만원

담배꽁초를 제대로 끄지 않은 채 버려 2억 원이 넘는 화재 피해를 낸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2형사부는 실화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 씨는 2025년 3월 23일 낮 12시 13분께 대전 유성구의 한 카센터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가 현장을 떠난 뒤 약 4분 만에 카센터 건물 외벽에서 불이 났고, 외벽과 천장 등이 타면서 수리비 약 2억 1125만 원 상당의 피해..

2030년 행정수도 거점의 광역교통망 촘촘히 구축
2030년 행정수도 거점의 광역교통망 촘촘히 구축

충청권이 행정수도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그물망 광역교통망으로 한층 가까워진다. 2029년 대통령 세종 집무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시대를 앞두고 메가시티, 즉 광역연합의 시너지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청주공항~KTX오송역~조치원역~대전역~세종터미널~유성터미널~KTX공주역까지 각 지역 교통 거점에다 국회 세종의사당을 잇는 별도 노선들도 속속 계획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 강주엽)은 28일 청주국제공항(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서 제34차 행복도시 광역계획권 교통협의회(이하 광역교통협의회)를 열고,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을 재촉하는 비 가을을 재촉하는 비

  • 대입 수시 앞 실기준비 ‘구슬땀’ 대입 수시 앞 실기준비 ‘구슬땀’

  • ‘청렴문화 함께 만들어요’ ‘청렴문화 함께 만들어요’

  • ‘온통대전 2.0’ ‘온통대전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