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불평등의 이유와 평등의 원칙 세우기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박광기의 행복찾기] 불평등의 이유와 평등의 원칙 세우기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11-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난 주 "원칙과 융통성"이라는 글(중도일보, 2019년 11월 8일)에 대해 우리 대학의 장 과장님께서 새로운 화두를 주셨습니다.

장 과장님은 글에 대해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는 이유와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가를 물으셨습니다. '기회의 평등'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고 그 이유 또한 너무나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려고 하거나 일을 하려고 하더라도 공부할 기회 또는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무엇인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남들에 비해 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차이가 나는 경우도 흔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고 지켜지지 않는 사례입니다.

물론 개인의 개별적인 능력의 차이는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개별적인 능력은 말 그대로 개인의 노력에 의해 얻어지거나 축적된 것에 한정되어야 합니다. 선천적으로 부여된 것이거나 다른 타인에 의해서 부여된 것 또는 특정한 판단의 기준에 필요한 자격이나 자질, 능력이 아닌 다른 것 등을 개별적인 능력의 범위에 적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말아야 하고 일부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부가적인 것들을 개인의 개별적인 능력으로 인정하게 될 때, '기회의 평등'을 저해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질이 아닌 부수적인 이런 것들이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하면 시작부터 평등한 기회에 의한 것이 아닌 차별이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차이'와 '차별'은 의미가 분명히 다릅니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가 어떻게 다르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이해하는 '차이'와 '차별'은 분명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이'는 서로 같지 않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차별'은 '차이'를 두고 이를 구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차별'은 '차이'를 기준으로 이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구별하여 분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차별'은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으며, 이 '차별'에 의해서 구별되고 다른 평가와 처분을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서 '차이'에 따른 '차별'을 두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별'의 근거로 활용되는 '차이'의 범위와 내용을 개별적인 능력의 차이는 물론이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부수적인 그리고 개별적이지 않은 차이까지도 고려하는 등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차이'와 '차별'에 대한 현실의 상황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치 당연한 것처럼 평등이 아닌 불평등의 사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별'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그 '차별'이 자기 자신 스스로 이루어낸 능력의 차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변의 환경이나 조건들을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능력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서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어낸 결과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불평등의 시작이고, 그리고 그 불평등의 결과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심화'와 그 불평등으로 인하여 차별받는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의 확대'로 연계되어 '불평등'과 '소외'는 마치 극복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상인 동시에, 그냥 비판 없이 수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사회의 발전과 우리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임이 틀림없음에도 말입니다.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제도와 규정 또는 규칙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불평등'과 '소외'를 없애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평등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 하나라도 그것에 대해 평등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평등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만족하고 동의하는 제도나 규정을 만드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불평등과 소외를 제거하기 위하여 하는 노력에는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것 보다 적어도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반대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 역시 아마도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려운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집적된다고 하면,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고 평등의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모든 사람이 잘하는 것과 잘 하지 못하는 것,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사람들의 장점이나 잘 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하기보다 단점과 잘못하는 것만을 문제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하면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매우 인색하고, 단점과 잘못만을 가지고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고 평가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점과 잘못에 대한 지적이 그 단점과 잘못을 극복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점과 잘못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해 평가하고 더 이상 발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박탈하는 것이 일상적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기회의 박탈은 그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불평등과 소외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시각을 이제부터라도 장점과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인정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이유와 원인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많습니다. 그러나 그 불평등을 없애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마땅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우리는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성과가 미미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우선 나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두거나 차별하지 않았는지부터 반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어떠한 편견으로 사람을 판단했거나 차별을 두었다면, 그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말 그 동안 어떤 것들에 대한 편견, 불평등, 소외가 있었는지 곰곰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1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3.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1.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2.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가갸날’에서 한글날까지 100년…대전·세종에서 즐기는 한글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