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계를 향해 체질 개선 기회로 삼자고 말하기는 쉽다. 콘텐츠를 개발하자는 지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연 등 대면 중심 예술활동은 어느 영역보다 치명적이다. 광역 지자체 내의 1개월 공연 총매출이 11만9000원인 사례도 있었다. 앞으로 고용보험에 가입 대상이 될지라도 당장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절박하다. 지원금 의존도가 높아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소리라도 듣는 예술인은 차라리 나은 편이다.
정부는 예술계 생태계 정상화를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가 빈약하다. 자영업처럼 폐업도 못하는 문화예술계다. 일터가 사라졌는데 표준계약서 보급이 얼마나 도움을 주겠는가. 생계 차원인 사람들에게 생존 전략을 변모시키라는 주장은 가혹하게 들린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나 집행될 관람료 할인은 전근대적 문화예술 정책의 일면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문체부 3차 추경의 약 절반(45%)을 편성한 것 역시 생계, 일자리, 소비 모든 면에서 일회성이 될 수 있다. 급조된 공공미술 사업의 효용성까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무대나 전시공간이 일터인 예술계 생태를 모르면서 생태계 조성 대책이 온전할 리 없다. 문체부가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지만 그것이 어떤 현장 의견인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대다수 지역 예술인들에게 공모 방식의 지원은 후유증을 남겨 왔다. 새 예술인 창작준비금 등에서는 가장 절실한 문화예술인들이 배제되는 경우가 없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전시 상설화 등 활동 대안을 찾는 지역 예술인들도 더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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