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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골프장에는 오랜 역사 만큼이나 홀 스토리에 담긴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 |
유성 마니아들이 전하는 각 코스에 숨겨진 '홀 스토리'를 2차례로 나눠 소개한다.
■'여우골'=한밭대 방향의 2번 홀(par 5)은 골퍼들이 제일 꺼리는 골짜기다.
티샷이 왼쪽으로 향할 경우, 벙커 뒤쪽의 골짜기로 공이 들어가면 탈출이 쉽지 않다. 우묵한 데다 위에는 언덕이 있어 여우도 들어갔다가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어떤 골퍼들은 티박스 오른쪽 깊숙한 소나무 러프를 여우골이라 부르기도 하나, 정설은 왼쪽이다.
최소 2타 이상은 잃어 파 세이브가 어렵다. 게임을 하는 골퍼들에겐 경계대상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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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홀, 여우골. 산뜻한 출발을 위한 첫 시험대다. 깊은 소나무 숲 러프에 빠지면 2~3번의 장작 패는 소리(혹은 목탁 소리)를 들으며 멘붕에 빠진다. |
초보 골퍼들에게는 워터 해저드 보다 더 두렵다. 지금은 티박스를 좀 높이고 소나무 가지를 낮게 쳐서 덜 어렵지만 10여 년 전에는 보기 플레이어들에게도 부담스러운 홀이었다. 이 곳에 빠지면 '목탁' 소리를 듣게 된다. 공이 나무를 맞추는 소리를 말하는 것이다.
■배꼽홀(4번 홀)=par 3의 비교적 짧은 오르막 쇼트 홀이지만 그린 공략이 까다롭다.
왼쪽 그린은 경사가 아주 심해 정밀한 퍼팅이 필요하다. 자칫하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생기게 된다. '온탕· 냉탕’을 오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자주 나오는 홀이다.
원온을 해 놓고도 퍼팅을 실수하면 페어웨이로 공이 흘러 더블보기를 적는 경우가 잦다. '백돌이' 중에서 '양파'를 가장 많이 기록 하는 홀 중의 하나다.
■미숏홀(미드 홀 같은 쇼트 홀)=7번 홀은 유성 par3 중 가장 길은 오르막 쇼트 홀이다. 5번 이하의 롱아이언을 잡게 되는 골퍼들에게는 경계 대상이다. 거리를 맞춘다 해도 제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경우 그린의 고도 편차가 커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느티나무 홀(8번 홀)=par4의 비교적 쉬운 내리막 코스다. 유성골프장의 50년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고색창연'한 경관이 돋보이는 홀이다.
우측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가 즐비하며 왼쪽 페어웨이 끝자락에 35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골퍼들의 스윙을 지켜보고 있다.
■천황봉 홀(9번 홀)=par5의 오르막 롱홀이다. 클럽하우스 뒤쪽을 향해 치면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845m)이 보인다. 천황봉의 정기를 가슴과 눈에 담으며 새로운 기운을 얻는 홀이다.
아웃 코스에서 출발 하면 마지막 홀이나 핸디캡 2번 답게 파를 건지기도 쉽지 않다. 인상을 구기고 나가는 게임을 마무리 하는 골퍼가 많아 최근에는 티박스를 50m가량 앞으로 뺐다.
유성 CC 강은모 대표는 “마지막 홀 스코어가 그날의 라운딩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 티박스를 당겨 놓으니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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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홀은 '천황봉'의 정기를 가슴과 눈에 담으며 호쾌한 샷을 날리는 매력적 코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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